- 북민위
- 2024-10-30 05: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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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안전국이 조성된 정세에 대처한다는 명목하에 도내 시·군 안전부들에 인민반 숙박검열을 수시로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인민반장들은 안전원들의 잦은 숙박검열에 적당한 뇌물로 대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 안전부는 도 안전국의 지시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인민반 숙박검열 빈도를 크게 늘리고 있다.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사건 등 최근 북한이 남북 간 긴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 이를 빌미로 인민반에 대한 숙박검열이 사흘 정도 간격으로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숙박검열은 안전원들이 인민반장과 동행하에 주민 세대들을 불시에 방문해 사전 신고하지 않은 투숙객이 있는지 확인하고 단속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인민반장들은 안전원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밤 9시 이후로는 꼼짝없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숙박검열을 하는 안전원들은 안전부에서 그날그날 지정해 준 인민반에 2~3명씩 조를 무어(지어) 나간다”며 “한번 숙박검열에 나갈 때 대략 50~60세대인 2개 인민반을 검열하고, 여기에 4~5시간이 걸린다고 보면 인민반장들은 늦은 새벽까지 남의 집 문을 두드리며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잦은 숙박검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건 인민반장뿐만이 아니다. 주민들 역시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인민반장이 숙박검열을 나왔다며 문을 두드리면 바로 문을 열어 내부에 미신고 투숙객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과거에는 명절 등 긴장이 다소 느슨해질 때나 숙박검열이 강화됐는데 요새는 인민반장이 시도 때도 없이 문을 두드리니 주민들이 불편함에 아우성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 회령시의 한 인민반 주민들은 “책대로(곧이곧대로) 하면 피곤해서 못 산다”며 숙박검열 나온 안전원들에게 담배나 술을 찔러 주고 무마하는 방안을 내놓고 합심해서 안전원들에게 줄 뇌물을 거뒀다는 전언이다.
이는 북한 사회가 뇌물이면 뭐든 해결되는 ‘뇌물 만능’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이기도 하다.
소식통은 “숙박검열 나오는 안전원들은 인민반장이 건네는 뇌물을 받으면 한두 세대만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상급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식의 보고를 한다”며 “세대별로 세외부담을 거둘 때는 인민반장들이 핏대를 돋구며 목청을 높이지만, 이번 같은 건 인민반장도 노래를 부를 일”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렇다고 모든 인민반이 다 이렇게 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러다 보니 숙박검열을 나가는 안전원들은 담배나 술을 건네는 인민반장들을 ‘융통성 있는 인민반장’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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