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1-03 08: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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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던 정치범수용소(관리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다시 부활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아울러 폐쇄 또는 축소됐다고 알려졌던 또 다른 수용소는 김정은 정권 교체기에 발생한 권력투쟁의 여파로 오히려 규모가 커졌다는 전언이다.
정치범수용소 사정에 정통한 북한 내부 소식통은 2일 “해체됐던 17호(평남 개천) 관리소는 2014년 11월 원수님(김정은)의 방침에 따라 다시 생겼다”며 “원수님 시대 첫 발자국과 함께 처형된 사람들과 그 가족, 친척 등이 많아지면서 관리소가 부활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숙청 작업의 여파로 폐쇄됐던 정치범수용소가 부활했다는 이야기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2013년 발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보고서에서 17호 관리소는 지난 1983년경에 폐쇄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식통은 “새로운 수령이 들어오면 새 규율잡기 및 힘 빼기로 시작된다”면서 “이런 이유로 새로운 관리소가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령님(김일성)에서 장군님(김정일)으로 바뀔 때는 선군정치가 시작되면서 군 보위국 관리소와 단련대가 커졌고 그 다음 관리소들이 확장됐다”며 “이것과 마찬가지 맥락으로 원수님(김정은) 시대에 걸맞는 규율과 내부 기강 확립 차원에 새로운 관리소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대와 수령이 바뀔 때마다 정치범이나 대열 및 간부 사업 정리에서 사회와 격폐시켜야 하는 오염 대상자들이 있다”며 “그들을 사회에 그냥 두면 수령도 안중에 없이 세력이 생길 수 있는 씨앗이 되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던 평안남도 북창의 18호 관리소도 김정은 집권 이전보다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8호 관리소는 2013년 이전까지는 수용자들이 줄어들면서 규모도 작아졌었다”며 “그러나 현대 종파 사건 즉, 장성택 사건으로 다시 수용자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18호 관리소에 장성택 숙청 이후 장성택과 연관된 간부 및 그 가족들이 대거 수용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18호 관리소에는 장성택 사건 연루자뿐만 아니라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 책임자들도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18호 관리소에는 장성택 사건과 미국과의 하노이 회담 실패 책임자를 별도 관리하는 구역이 있다”면서 “이 구역은 완전닫긴(통제)구역으로 명명하며 죄인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18호 관리소는 2013년 중순부터 2020년까지 사회안전성과 국가보위성이 관리하는 구역이 분할돼 있었으나 현재는 사회안전성이 전체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수형 기간 복역이 끝나면 출소가 가능한 ‘혁명화 구역’과 한번 입소하면 다시는 사회로 복귀할 수 없는 ‘완전통제구역’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사회안전성이 운영하는 관리소는 혁명화 구역으로, 국가보위성의 관리소는 완전통제구역으로 운영된다.
18호 정치범수용소가 사회안전성과 국가보위성이 함께 관리하는 기관에서 사회안전성 소속으로 바뀌면서 일반 수감자들은 언젠가 출소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지만, 그중에서도 완전통제구역 수감자들은 사회로부터 격리돼 앞으로도 출소 가능성이 없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죄수가 없더라도 관리소는 없애지 않는다는 게 국가의 내적 방침”이라며 “죄수보다 관리 간부나 계호원이 더 많더라도 현상을 유지하면서 당의 영도에 따라 관리한다는 게 상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보가 지난 2020년부터 파악하고 있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현황 조사에 따르면 현재 북한 전역에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약 20만~24만 명의 수감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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