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러시아와 중국 순방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한 김정일에 대해 북한 매체들이 연일 찬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이 '위대한 장군님'인 김정일을 찬양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예년에 비해 이번에는 찬양의 수위가 그 어느때보다 높고 매체들이 쏟아내는 보도량도 눈에 띄게 늘어 시선을 끈다.
◇매체들 찬양 릴레이…'우리 아버지' 獻詩 =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30일 김정일이 러시아에서 귀환하는 길에 중국을 방문한 성과를 9천여자나 되는 상보로 내보내며 "조중(북중) 친선의 연대기 위에 빛나게 기록될 것"이라고 찬양했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하루 전인 29일에는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 성과를 무려 1만1천800여자에 달하는 상보로 다룬 바 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같은날 속보를 통해 김정일이 아들이자 후계자인 김정은과 함께 자신의 외국방문 성과를 축하하는 공훈국가합창단의 특별공연에 이어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가 마련한 연회에 참석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잇따라 전했다.
북한이 외국방문에서 귀환한 김정일을 환영하기 위해 환영연회를 열어 지도부를 대거 참석시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앞서 평양방송은 지난 28일 '우리 어버이 장군님께 최대의 영광'이라는 외국방문 기사에서 "우리에게는 천하무적의 강자이시고 연전연승의 역사만을 수놓으시는 경애하는 김정일 동지께서 계신다"고 김정일에 대한 자발적 충성을 유도했다.
같은날 중앙방송은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 시인들이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을 찬양하는 마음으로 '장군님 소식' '친선의 무지개' '우리 아버지' 등 20여 편의 시를 창작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장군님 건재' 과시, 후계체제 다지기 = 이처럼 북한이 김정일을 찬양하고 그의 외국방문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데는 몇가지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김정일이 북한에서 여전히 최고 지도자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뇌졸중으로 한때 쓰러졌던 김정일이 왕성한 대외활동을 펼칠 정도로 건강하다는 것을 과시함으로써 후계자 김정은 등장 이후 권력이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엘리트 및 주민의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후계체제를 다지려는 차원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후계자의 제1 요건으로서 강조한 것이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라며 "과거 김정일 권력승계때 아버지인 김일성을 신격화했던 것처럼 김정은으로서도 부친의 활동이나 업적을 찬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지난 5월 방중에 이어 이번에도 국경으로 마중나간 것도 충성심을 내보이려는 행보로 읽힌다.
북한이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김정일의 외국방문 성과를 띄움으로써 주민들의 자발적인 생산증대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우리 장군님께 새 모습 보여 드리자'는 기사에서 흥남가스화대상공사장,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 만수대지구건설장 등의 생산증대와 작업성과를 집중소개했다.
여기에는 김정일이 내년 '강성대국 진입의 해'를 앞두고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은 생산증대로 보답해야 한다는 논리가 담겨 있다.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친선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낙관주의를 심으려 한다는 견해도 있다.
북한이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주민에게 적극 알림으로써 흔들릴 수 있는 민심을 다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주민에게 중국,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가 유지되고 김정일이 외교에 주력하는 '큰 지도자'라고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北, 김정일 외국순방 연일 대대적 '극찬양'
- 관리자
- 2011-08-30 09: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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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연회·헌시(獻詩)에 1만자 넘는 상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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