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제수용소를 금품강탈 수단으로 악용"
  • 관리자
  • 2010-06-15 1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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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방정부 관리들이 사설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다 체포된 사람들로부터 뇌물을 챙기는가 하면 체포된 사람들을 악명높은 정치범수용소에 짧은 기간 수용했다가 풀어주면서 금품을 뜯어내고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사설시장을 통한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북한 당국이 이러한 거래 활동을 부분적으로 통제하는 한편 사적 거래과정에서 생기는 이윤을 편취하는 `마피아식' 통제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6일 하와이 소재 동서문화연구소(동서센터)가 이번주 발표할 예정인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동서센터의 이 보고서는 2004년과 2005년 중국의 11개 지역에서 1346명의 탈북자들과, 지난해말 한국에서 300명의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를 통해 작성됐으며, 인터뷰에 응한 탈북자들은 대부분 30대 후반의 나이에 북한에서 농업과 노동에 종사하던 사람들이다.

이 보고서 작성에는 워싱턴 소재 피터슨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과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티븐 해가드 교수가 참여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안전요원들이 사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을 아무런 재판없이 구금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뇌물을 제공받으면 임의로 풀어주곤 한다고 전했다.

이런 시스템은 특히 사설시장에서 거래를 하다 체포된 사람들을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에 한달 정도 수감, 이곳에 수용된 사람들이 고문과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하도록 함으로써 공포심을 심어줘 향후 사설 시장에서 거래를 하다 재차 적발될 경우 쉽게 금품을 내놓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중앙통제식 경제 시스템이 와해되고 사설시장이 급격히 증가한 최근 수년사이에 북한에서의 주민 통제와 탄압의 방식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초의 광범위한 사회과학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기본 식료품의 절반 이상을 배급이나 국영시장이 아닌 사설시장을 통해 조달하고 있으며 가계 소득의 거의 80%는 이러한 사설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얻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놀랜드 연구원과 해가드 교수는 북한이 정치범을 탄압하기 위해 마련한 스탈린식 강제 수용소를 탈바꿈시켜 주민들을 통제하고 돈을 뜯어내는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이번 인터뷰와 분석작업을 통해 확인된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놀랜드 연구원은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정치범수용소가 북한에 여전히 존재하지만 강제 노동수용소가 점차 뇌물을 뜯어내는 목적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뇌물과 강탈이 북한의 지방정부 관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생계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 내가 받은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탈북자 가운데 85%는 사설 시장에서 거래를 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해야 했다고 답했으며, 3분의 2는 안전요원에게 붙잡혀 수용소에 보내진 후 한달 이내에 풀려났다고 답했다.

북한 당국은 또 누구를 수용소에 구금할 것인지, 또 언제 풀어줄 것인지를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는데, 이는 처벌이 자의적이고 수용소에 수감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경험이라는 인상을 주면 줄수록 뇌물을 뜯어내기가 훨씬 더 쉬울 것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NK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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