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6-04-12 11: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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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병 순찰주기 짧아지고 병력 늘어"…'탈북루트' 초비상
북한식당 타격 심각…"교민들 발길 끊고 조선족 동포들도 영향"
(선양·베이징=연합뉴스) 홍창진 이준삼 특파원 = 중국에서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탈북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북한당국이 중국 내 외화벌이 일꾼들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瀋陽)의 한 조선족사업가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접촉에서 "중국측 파트너를 접대하기 위해 가끔 북한식당을 찾는데 최근 집단탈북 때문에 여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이 심해져 '파편이 엉뚱한데 떨어졌다'는 불만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 사업가는 또 "여종업원들이 잠잘 때도 3∼4명 당 1명 꼴로 감시인이 붙는 등 틀에 짜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바깥 출입도 마음대로 못하는데다 최근에는 외출도 금지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사정에 밝은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북한당국의 구체적인 동향은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북한 당국의 중국 내 무역일꾼들에 대한 단속 강화 여부는 "상식에 비춰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에서는 최근 해외식당 종업원, 무역상 등 예비 외화벌이 일꾼들에 대한 사상교육도 대폭 강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 사건 이후 북중 접경지역을 담당하는 북한군인들의 순찰주기가 짧아지고 경비병력이 늘어나 기존의 탈북루트가 사실상 차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중 접경에서 북한 주민을 상대로 인도주의사업을 진행하는 기독교 계열 인사는 "평소 탈북자가 중국으로 탈출할 때 많이 이용하는 강변 등을 중심으로 경비병 순찰주기가 짧아지고 병력도 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단둥(丹東) 등지로 자주 오가는 한 선교사는 "(집단 탈북 이후) 요 며칠 새 북한 측의 경계가 심해져 북한 주민이 탈북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접경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기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거의 매년 탈북사례가 발생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한중 당국 간의 조율을 거쳐 국내로 송환되지만, 일부는 중국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년 들어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 수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지난해에는 1천277명으로 2002년 이후 가장 적었다.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가 계속 줄어든 것은 2012년 김정은 체제가 시작되면서 북중 국경지역에서의 경비가 대폭 강화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 이후 상당히 거친 말로 탈북자들을 비판하고 통제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북한이 탈북자에 대한 경계를 계속 강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주중대사관은 교민들에 대해 신변안전에 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최근 교민단체, 직능단체, 한인회, 한국학교, 유학생회 등과의 간담회에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접경지역 등을 취재하는 특파원들에게도 신변안전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 내 대북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전방위적인 대북제재 조치로 북한식당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정부가 북한식당 이용 자제를 당부하면서 이제 북한식당을 찾는 교민들은 거의 없는 것 같고 조선족 동포들도 그런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에 있는 큰 규모의 북한식당들이 타격을 받았고 동북지역에 있는 식당들이 받은 타격은 더욱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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