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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11 09: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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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36년 만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혈족으로 '백두공주'로 불리는 김여정과 김경희의 엇갈린 정치적 운명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처음으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베일에 가려 있던 김여정은 지난 2014년 3월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공식 데뷔했다.
북한 매체는 지난해 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라는 김여정의 공식직함을 처음 공개했고, 이후 김여정은 김 제1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등장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김여정은 이번 당 대회에서 29세의 젊은 나이에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돼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42세에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른 고모 김경희보다 무려 13년이나 먼저 핵심권력을 쥐게 된 셈이다.
김여정은 10일 오전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평양시 군중대회 및 군중시위에서 '최고수위'에 오른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등장했다.
특히 김정은의 곁에서 축하 꽃다발을 직접 받아 챙겨주는 장면은 김여정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김정은의 현지시찰 때 주변을 맴돌며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던 김여정이 세계의 이목이 쏠린 공식행사에서 의전을 직접 주관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의 당 위원장으로서 첫 공식행사에 김여정이 등장해 보여준 모습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김여정이 당초 예상과 달리 전문부서 부장으로 승진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동생으로 또 다른 백두공주인 김경희는 9일 발표된 당 중앙위원회 명단에서 삭제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중앙위원 직위마저 박탈당했다.
앞서 김경희는 2013년 12월 남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을 계기로 2선으로 물러났다.
1987년 이후 의욕적으로 활동했던 당 경공업부 부장과 당 정치국 위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직을 모두 내려놓고 은둔 상태에 들어가 사실상 '정치적 식물인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당 비서(경공업 담당)직도 이번 당대회에서 비서국이 해체되면서 종지부가 찍혔다.
2010년 9월 부여받았던 군 대장 지위도 3년 넘도록 군 행사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존재감을 상실한 지 오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경희는 2013년 9월 이후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당대회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 발표를 계기로 김여정과 김경희의 정치적 운명이 엇갈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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