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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19 12: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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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분위기 다잡기 위한 대중운동 차원" 분석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북한이 최근 전국 각 지역에 금연연구보급기지를 설립하는 등 금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골초'로 유명한 애연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현지지도 과정에서 지하철 객실, 미사일 앞에서 수시로 담배를 손에 들고 나타났지만, 지난 3월 15일 '탄도로켓' 대기권재돌입환경 모의시험을 끝으로 현재까지 두 달 넘게 담배 피우는 장면이 목격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앞장서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면서 금연운동을 홍보하는 점도 관심을 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각 도 소재지들에 설립된 금연연구보급기지들은 평양에 있는 조선금연연구보급소를 중심으로 금연활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소재의 금연연구보급기지는 흡연자들에 대한 상담봉사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금연 영양알, 금연 껌을 비롯한 금연과 관련한 건강 제품, 흡연을 통해 발생한 질병을 없애는 의약품을 보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국제적인 금연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통해 "담배를 기호품으로, 흡연을 하나의 멋으로, 심심풀이로 여기던 때는 이미 지나갔다"면서 "지금 세계적으로 흡연을 금지하기 위한 활동이 힘있게 벌어지고 있다"고 금연 추세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흡연왕국'으로 유명한 러시아와 쿠바, 온두라스, 오스트리아,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의 금연운동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면서 금연을 촉구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각 도 소재지에 도 인민보건소 산하 '금연상점'이 들어섰다며 "금연상점에는 2명의 보건소 직원이 배치돼 상담을 해주고 금연 사탕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직은 남성들에게 제일 가는 기호식품이 담배이기 때문에, 금연운동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많다는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중앙통신이 보도한 금연연구보급기지와 RFA가 소개한 '금연상점'이 동일한 기구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 사회에 '금연열풍'이 분다는 점에선 일치되고 있다.
중앙통신은 지난 5일 국가적인 금연운동의 효과로 2013년 남성의 흡연율이 4년 전과 비교하면 8% 이상 뚜렷이 감소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인 지난 2005년 담배통제법을 만들고 금연운동을 벌여왔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흡연 통제가 약화하면서 흡연율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남성 흡연율은 53%로 조사 대상 아시아 10개국 중 최고 수준이었을 정도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9일 "대북제재가 갈수록 강화되고 당 대회가 끝난 시점에 북한 당국이 대중운동 차원에서 금연운동을 전개할 수 있다"면서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고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금연운동의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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