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시로 만들어진 잔디밭, 北주민 골칫거리로 전락
  • 관리자
  • 2014-08-18 11: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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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지시로 만들어진 잔디밭, 北주민 골칫거리로 전락

조선닷컴

입력 : 2014.08.18 11:06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북한 전역에 조성된 잔디밭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2월 “유럽처럼 땅이 보이는 모든 곳에 잔디를 심으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전역 도시와 마을 곳곳에 잔디밭이 조성됐지만, 일일이 손으로 잔디밭을 관리해야 하는 주민들 사이에선 “쓸데없는 짓거리”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RFA와의 인터뷰에 응한 양강도의 한 주민은 “쓸데없는 잔디밭을 가꾸느라 여름 내내 주민들은 혹사당하고 있다”면서 “잔디를 심으려면 잔디밭을 관리할 대책부터 먼저 마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털어놓았다. 

양강도 최대 도시의 혜산시의 경우 지난해 김정은의 지시 이후 혜산제지공장 주변과 혜산 운동장, 공장·기업소들은 물론이고 철길 주변에도 드넓은 잔디밭이 조성됐다. 이 잔디밭을 관리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한 자강도에서도 도내 만포시에 전국적인 본보기를 만들겠다며 넓은 잔디밭을 조성했지만, 관리 문제 때문에 주민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처럼 북한 주민들이 잔디 관리에 애를 먹는 것은 북쪽지방의 추운 기후에서 자라는 잔디 품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날씨가 온화한 함흥 이남에선 키가 작아 비교적 관리가 쉬운 ‘금잔디’가 자라지만, 자강도와 양강도 등 추운 지방에선 ‘빽빽이’로 불리는 키높은 잔디만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30cm 이상 자라는 ‘빽빽이’는 한 달에 세 번 이상 깎아줘야 하는데, 북한엔 제초기가 충분히 보급돼 있지 않아 당국은 주민들을 동원해 일일이 낫으로 잔디를 깎고 있다. 

또 북한 당국은 잔디밭을 제대로 키우고 있는지 검사하는 ‘조성 검열’을 올해 두 차례 실시하면서, 잔디 사이에서 자라는 클로버를 모두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로버는 땅속에 줄기를 박고 자라기 때문에 손으로 제거하려면 매우 번거롭다. 

북한 주민들은 특히 “채소를 키우던 텃밭들을 모두 잔디밭으로 만들면서 올해 도시 주민들이 채소 부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전하며, 단지 보기 좋은 잔디밭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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