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5-11-11 11: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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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세습 뒷받침하려고 혁명1세대 자제들 중용한 뒤
권력 이양 끝나자 용도 폐기… 최룡해·오일정 등 실각 추정
"독자 세력화 가능한 인물들 속속 제거하고 충성파 심어"
지난 7일 사망한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의 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최룡해 노동당 근로단체 비서와 함께 오일정 노동당 민방위부장의 이름도 누락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당 민방위부장은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400만명을 포함, 현역보다 숫자가 많은 북한 예비 전력 대부분(500만 이상)을 총지휘하는 요직으로, 장의위원회 명단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와병 등 단순한 신병 이상이 아닌 실각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최현(1907~1982) 전 인민무력부장의 차남인 최룡해와 오진우(1917~1995)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의 '동반 실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김정일→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기를 떠받쳤던 항일 빨치산 2세들의 '용도 폐기론'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김일성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혁명 1세대 자제들은 김정은의 공식 데뷔 무대였던 제4차 당대표자회(2010년 9월)를 통해 요직에 속속 진출했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집권 초기 권력 기반이 취약했던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대(代)를 이은 충성'을 호소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에게 충성했던 혁명 1세대의 자제들이 자신에게 충성하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최룡해와 오일정의 부친인 최현과 오진우는 1970년대 김정일이 삼촌 김영주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할 때 김정일을 적극 지지해 지금도 '수령 결사 옹위의 화신'으로 불린다. 최룡해와 오일정의 중용이 김정은의 권위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김정은 1인 독재체제 확립을 위해 항일 빨치산 2세들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룡해와 오일정의 장의위원 누락은 그 '신호탄'이란 것이다. 김정일이 김정은 후견세력으로 붙여준 리영호 총참모장(2012년 7월 숙청)과 장성택 당 행정부장(2013년 12월 처형)에 이어 '혁명 원로'의 자제들까지 정리되고 있는 셈이다.
'빨치산 2세' 물갈이는 내년 5월 제7차 당대회 때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김정은이 자신에게 충성하는 순혈 집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독자적 세력 구축이 가능한 인물들을 순서대로 제거해왔다"며 "항일 빨치산 세력은 가장 뿌리가 깊고 탄탄하기 때문에 최후에 각개격파한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항일 빨치산 그룹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경쟁과 복종 강요 분위기가 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리을설 장의위원 명단과 작년 7월 사망한 전병호 노동당 군수비서의 장의위원 명단을 비교해 보면 김정은 체제의 권력 서열이 16개월 만에 상당수 바뀐 것이 확인된다. 당 부장급으로는 오일정 외에 안정수 당 경공업부장과 한광복 당 과학교육부장이 명단에서 빠졌다. 김정일·김정은 우상화를 책임진 리재일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이름도 보이지 않는다. 박도춘 군수비서도 지난 4월 19일 최고인민회의 13기 회의에서 국방위원에서 물러난 뒤 이번 명단에서 사라졌다. 한편 리을설 장의위원 명단에는 김정철이라는 이름이 포함돼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과 동일 인물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통일부 관계자는 "인물 검색을 해보니 김정철은 인민군 장령(장성)으로 나온다"며 "김정은의 친형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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