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6-09-01 0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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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이후 작년 말까지 장성택 등 간부 130여명 처형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김용진 내각 부총리를 처형하고,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에 대해 혁명화 조치를 취한데는 '공포정치'를 통해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7월 중순께 이뤄진 점에 미뤄 비슷한 시점에 발생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 등 엘리트 계층 이탈에 따른 북한 권력층 내부 동요를 다잡기 위한 속셈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2011년 말 집권 이후 북한의 기존 권력층 실세를 숙청하는 이른바 공포정치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해왔다.
지난해 말까지 간부 130여 명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은 올해 집권 5년 차에 들어서도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실세에 대한 숙청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40여명, 2015년에는 60여명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대상 인사들의 범위에서도 당·정·군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숙청을 벌이는 모양새다.
김정은의 첫 표적은 김정일 사망 이후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김정은은 2012년 7월 리 총참모장을 전격 숙청했다. 그의 해임은 김 제1위원장의 군 통제 강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알려졌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당시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특히 2013년 12월에는 자신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앞서 장성택의 측근인 이용하 당 제1부부장과 장수길 당 부부장도 비리 등 반당 혐의로 처형됐다.
2014년에는 김정은의 '건축 브레인'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도 좌천됐다가 복권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초에는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조영남 국가계획위 부위원장도 김정은에 이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되면서 김정은 체제의 잔혹성이 국제사회에 재차 각인됐다.
현영철 처형 한 달 뒤인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도 처형했다.
최영건 부총리는 김정은이 추진하는 산림녹화정책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이유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작년 11월에는 북한 빨치산 2세대의 대표주자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함경도 소재 협동농장으로 혁명화 교육을 보냈다. 혁명화라는 점과 비교적 단기간이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김영철과 유사한 경우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용진을 처형한 시점이 최근 태영호 공사의 망명과 맞물리면서 김정은의 공포정치로 탈북이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안팎의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엘리트 계층의 동요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태 공사는 탈북에 대한 이유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등을 꼽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1일 김정은의 이번 고위층 처벌에 대해 "당 대회 이후 김정은 체제가 본격 작동하는 과정에서 엘리트들의 충성을 끌어내려는 일종의 충격 요법"이라며 "태 공사의 망명 시기를 고려해보면 엘리트들의 흐트러진 모습을 다잡으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집권 이전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기에도 북한에서 많은 숙청과 혁명화가 있었다.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는 한 공포정치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포정치의 강도는 대내외 환경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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