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6-10-06 10: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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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확장억제로 대응…실효성 의문에 자체 핵무장론 등장
<※ 편집자주 =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첫 핵실험을 단행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북한은 모두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능력을 키워왔고 투발수단인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까지 발전시켜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눈앞에 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사상 최강의 제재로 북한을 압박했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사회는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지만 북한의 셈법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에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남북관계는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까지 가동을 멈추는 등 파탄이 났고 동북아 정세는 난기류에 휘말렸습니다. 북한의 첫 핵실험 10년에 맞춰 북한의 핵능력 실태와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 북한의 향후 행보 등을 4건의 기사를 통해 살펴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진도 3.9의 인공지진파가 발생했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엄청난 정치적·외교적 파장을 불러왔다.
하지만 군사적으로만 봤을 때 그 위력은 보잘것없는 1kt(1kt은 TNT 1천t의 폭발력) 이하로 추정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BDA(방코델타아시아) 제재를 단행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에 가깝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것은 오판이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온갖 제재에도 핵에 대한 야욕을 접지 않으며 이후 4차례의 핵실험을 더 진행했고, 지난 9월 9일 실시한 5번째 핵실험에서는 10kt 이상의 위력을 과시했다.
10년 만에 위력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리틀보이'(15kt)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이춘근 과학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이 정도의 위력이면 핵무기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北 핵능력 고도화 '착착'…핵탄두 소형화·탄도미사일 능력까지 갖춰
북한은 5차 핵실험 직후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됐다며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북한이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에 맞는 소형화된 '표준'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으며,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남한 공격용인 스커드가 770∼1천㎏,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노동이 700㎏,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는 무수단이 650㎏ 등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탄두를 650㎏ 이하로 소형화했다면 모든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런 주장에 대해 "분석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이지만,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과거 4차례 핵실험을 통한 기술적 성숙도를 고려하면 핵무기 소형화·탄두화를 실현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곧 북한의 핵무기가 사실상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핵무기의 3대 요소는 ▲핵물질 ▲기폭장치 ▲운반체계로, 북한은 핵물질을 이미 갖추고 있고 운반체계인 탄도미사일 능력도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북한은 기존의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은 물론 무수단 미사일도 5전 6기 끝에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했다. 또 8월에는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으로 둘 수 있는 SLBM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 SLBM은 물밑에서 은밀하게 발사돼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 전략무기다.
이처럼 비행 능력이 입증된 탄도미사일에 소형화된 핵탄두만 탑재된다면 핵무기체계는 사실상 완성된다.
북한은 최근 성능이 대폭 향상된 신형 로켓 엔진의 분출시험도 실시, 조만간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軍, '3축 체계'·美확장억제로 대응…실효성 의문에 자체 핵무장론 등장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3축 체계'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킬체인과 KMPR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조짐을 보일 때 각각 주요 미사일 기지와 지도부를 선제타격해 무력화한다는 개념이고, KAMD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다.
하지만 북한의 핵 위협이 당장에라도 현실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3축 체계'는 2020년대 초나 돼야 전력이 완비돼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킬체인의 핵심인 정찰위성의 경우 차질없이 추진돼도 2020년에야 첫 위성이 전력화된다.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글로벌호크도 2018년에야 배치된다. KAMD의 핵심인 패트리엇 미사일 성능개량은 2022년에나 완료된다.
군 당국은 국방 예산을 킬체인과 KAMD 구축에 집중시켜 전력화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지만 한계가 있다.
이처럼 지금의 대응 계획으론 북핵을 방어할 수 없다 보니 우리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자체 핵무장은 지금의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것인 데다 각종 경제 제재를 감수해야 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가 선택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한미동맹도 균열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1990년대 들어 모두 철수했던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미국은 핵확산 방지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 역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대신 한국에 강력한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확장억제란 한국이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은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유사시 전략폭격기와 원자력추진 잠수함, ICBM 등 3대 전략핵무기를 동원해 한국을 지킬 것이라는 공약으로, 미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괌 기지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며 확장억제 의지를 과시했다.
그러나 북한이 주일미군 기지와 괌 기지를 타격권으로 하는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ICB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과연 우리의 바람대로 신속하게 움직일지에 대한 의문도 없지 않다.
따라서 촌각을 다투는 실전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북한 핵무기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하려면 최소한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국에 6개월 정도씩 순환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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