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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29 09: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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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관현 홍국기 기자 = 북한 매체가 함경북도 수해복구 현장에 동원된 각종 건설장비를 보여주면서 상표를 의도적으로 지우거나 가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제재 강도가 갈수록 세지면서 북한이 제재 감시망을 피하려고 외국 제품의 상표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9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분석한 결과, 노동신문은 지난 5일과 16일, 25일, 28일 등 4차례에 걸쳐 불도저와 굴착기, 지게차 등을 동원한 복구현장의 모습을 소개했지만, 장비의 상표 부분을 모두 페인트를 사용해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도 지난 20일 수해현장의 굴착기 작동 영상을 보여주면서 화면의 상표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했다.
또 카메라 앵글이 상표 부분으로 이동하다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중앙TV는 26일 항구에서 하역하는 굴착기 모습을 보여줄 때도 카메라는 상표 부분을 의도적으로 피해 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지게차나 포크레인 상표를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페인트로 지우는 행위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어렵게 감시망을 따돌리고 확보한 장비의 실체가 확인되면 구매 과정을 역추적해 추가 도입을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북한이 보유한 장비는 대부분 동남아 또는 중국에서 수입한 중고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북한의 기술력으로 미뤄볼 때 자체제작은 힘들다"면서 "외국의 제조사들이 북한과 거래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신제품을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자강력을 고취하기 위해 외제 상표를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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