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통 안고 압록강 뛰어든 父子, 출동한 경비정에 체포
  • 북민위
  • 2024-10-26 08: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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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하순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에서 부자(父子)가 함께 강을 건너 중국으로 가려다 출동한 국경경비대에 의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이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민들의 탈북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0일경 의주군 국경 지역에서 발생했다. 수해 복구 건설에 돌격대로 동원된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온 아들과 함께 도강을 시도하다 압록강 한가운데서 국경경비대 경비정에 발각돼 체포된 것.

이번에 체포된 아버지는 평소 돌격대에서 성실하게 일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면회를 온 아들이 빚에 쫓기고 있고 몸도 아파 여러모로 힘들다고 토로하는데 당장 마땅한 해결책이 없자 결국 함께 탈북하기로 결심하고 실제 실행에 옮긴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낮이고 밤이고 강 가까이에서 작업하는 돌격대원들 때문에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부자가 도강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내부 주민들의 의식 변화와 이에 따른 탈북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국경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수많은 인원이 동원된 피해 복구 건설 작업이 진행되면서 감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국경에서의 비법 행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계 근무에 만전을 기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지속해서 내려와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바짝 긴장해 있어 주민들의 탈북 시도가 발각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는 야간에 도강 행위를 포착하고 경비정을 보내 두 사람을 체포했다”며 “발각 당시 부자는 5리터 물통을 하나씩 안고 강을 절반 이상 헤엄쳐 간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돌격대 내에서는 평소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평판이 나 있던 아버지가 아들을 만나고 난 후부터 줄곧 줄담배를 피우고 한숨을 쉬며 하염없이 강을 바라보더니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체포된 부자는 국경경비대에서 초기 조사를 받은 후 현재는 도 보위국으로 이송된 상태다.

소식통은 “이 사건은 돌격대 내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어 일벌백계식의 강력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들의 사상적 변질 여부에 관한 판결에 따라 교화소로 보내질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 관리소(정치범수용소)행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주민들이 국경 너머 번화한 중국의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런 환경이 주민들의 탈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국가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번 도강자들에 대한 처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무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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