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0-25 07: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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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대 감자 생산지인 양강도에서 주민들에게 매년 공급되던 감자 배급이 올해 가을에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취약 계층에 속하는 주민들이 올겨울 극심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올해 혜산시에서 수확된 감자들은 모두 감자 가공기지들에 보내져 주민들에 대한 감자 배급이 1kg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감자 배급이 뚝 끊긴 배경에는 양강도에 특산물인 감자 가공품을 더 많이 생산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혜산시에서는 매년 10월 초부터 중순 사이에 직장인들과 인민반 부양 세대들에 저렴한 가격으로 감자를 배급해왔다. 밥과 반찬, 국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식량으로 여겨지는 감자 배급은 혜산시 주민들, 특히 취약 계층의 겨울철 식량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감자 배급량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는 배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겨울철 먹거리를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혜산시 주민들에게 감자 배급은 겨울 식량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감자가 한 알도 배급되는 게 없으니, 올겨울 주민들의 식량난은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그래도 작년까지는 직장 세대들에 장마당보다 눅은(싼) 가격에 100~200kg 정도 감자를 배급했는데, 올해는 수해로 감자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해 배급이 중단된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북한)에서는 뭐든 국가계획 수행이 우선이라 주민 배급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감자 배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혜산시 주민들은 “이렇게 어려운 때 그 잘난 감자마저 주지 않으면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 “혜산시 사람들에게 주식이나 같은 감자 배급도 끊으면서 특산물을 만들어야 한다니 억이 막힌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혜산시 한 60대 주민은 “9월까지는 먹고 살기 어려워도 10월에는 감자 배급이 있으니 조금만 참자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를 견뎠다”며 “2~3년 전부터 없어지다시피 해 의견이 많았는데 올해는 아예 없어져 말도 안 나온다. 살아 있는 게 너무 힘들어 빨리 죽고만 싶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혜산시의 40대 주민은 “가을이면 감자 배급이라도 탈 수 있어 1년 365일 직장 일만 하고 가족 살림살이에 도움을 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것마저 할 수 없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 주민은 “아내가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죽도록 노력하는 걸 보면 가슴이 찢어지고 무능력한 내 자신이 너무 답답하다. 온 가족이 배를 곯으며 추운 겨울을 지낼 일을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고 괴로운 심정을 터놓기도 했다.
소식통은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 하는 가을은 어느 세대나 돈이 제일 많이 필요한 시기”라며 “감자 배급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 구세주나 다름없었지만 올해는 그것마저 없어 많은 주민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려야 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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