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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26 14: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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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북한 당국이 수해 지역 주민들의 살림집 입주 시기에 맞춰 피해 주민들에게 각종 전자제품을 선물하려 한다는 소문이 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북한전문 매체인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수해지역 살림집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이달 말부터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맞춰 (당국이) 입주 세대들에 유선전화기와 색(컬러) 텔레비전을 포함한 살림살이를 갖춰 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피해가 발생한 지 2달 넘도록 수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각종 선물로 '애민 정치'를 강조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김정은의 선물을 그다지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른 소식통은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집을 지었으면 얼마나 잘 지었겠느냐'는 불안감을 표시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당국의) 속도전 공세에 건축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건축물 안전성도 믿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살림집 벽체에서 물이 줄줄 흐르고 있는데도 벽지를 바르고 있어 입주해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정작 먹을 것도 없고 집이 부실한데, 살림살이 선물에 기뻐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살림집 입주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입주 날 중앙에서 간부들이 내려오고 조선 중앙방송국의 현지 촬영도 예견된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는 함경북도 수해지역 청소년들이 지난 21일부터 강원도 동해안 명승지인 송도원에서 야영생활을 진행 중이라고 연일 선전하며 김정은의 '애민 행보'를 홍보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에 도착한 함북도 북부 피해 지역 학생 소년들이 즐거운 야영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거울집과 전자오락실, 실내수영장, 수족관 시설 등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은 앞으로 있을 수해 주민들의 살림집 입주 기념 행사를 전후해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자연재해를 스스로 극복해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게 북한 당국의 의도"라면서 "김정은의 수해 현장 방문은 그러한 노력에 정점을 찍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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