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2-05 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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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새해에도 어린이와 청소년 등 일명 ‘새세대’에 대한 사상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개성시를 대상으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관철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남조선(한국) 말투와 유사한 억양을 사용하는 개성시 주민들의 언어 습관을 바꾸기 위해 ‘평양문화어보호법 방침 관철’이라는 명목으로 다른 지역의 교원 대학을 졸업한 교사 30명을 최근 개성시에 파견했다.
소식통은 “개성시는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가 남조선과 비슷한 말투를 쓰고 교원들도 대부분 개성시 토박이들이어서 평양문화어보호법에 따른 후속조치를 따르기 어려워한다는 의견이 중앙에 올라갔다”며 “이에 따라 국가에서 평양 근처인 평안남도 남포시의 교원대학 졸업생인 여교사 30명을 개성시에 파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개성시의 지역 특성상 남조선과 유사한 언어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라나는 새세대들까지 그러한 언어를 물려받는 것은 평양문화어보호법과는 거리가 먼 행위로 보고 있다.
때문에 평양 주변 지역의 교사들을 개성에 파견해 개성시의 유치원 아이들과 소학교 학생들에게 평양문화어를 가르치게 한다는 계획이다.
즉, 어린 아이들부터 평양문화어를 사용하게 해서 개성지역 주민들의 남조선 어투를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성시에 파견된 교원은 30명이지만 북한 당국은 앞으로 개성시 유치원과 소학교에 타지역 출신 교원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교육 당국은 이번에 개성시에 파견된 30명의 교원들을 ‘선물교원’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평양문화어를 가르쳐주는 선물 같은 선생님들이라며 해당 교원들을 치켜세운 셈이다.
하지만 타지역 교원들이 배치되자마자 학부모와 아이들은 물론이고 교원들까지 당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학부모와 아이들을 비롯한 개성시 주민들의 경우 자신들이 사용하는 말투가 개성 토박이 말투일뿐 남조선 말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하루 아침에 역적의 말투를 쓰는 사람들로 몰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소식통은 “평양말과 비교하면 평양 사람들은 ‘어’ 발음을 ‘오’와 비슷하게 하고 개성 사람들은 ‘어’는 ‘어’로 발음해서 말투가 간사하고 간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토배기 말을 바꾸는 것은 대대로 내려오는 고유한 지역 특성을 말살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국가가 개성 사람들을 사상이 이상한 사람들로 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가정에서 개성 토박이 말을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상당히 헷갈려한다”며 “집에 와서 부모가 잘못된 말투를 쓰고 있다고 지적하는 아이들 앞에서 부모들은 할 말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향의 부모와 형제를 떠나 낯선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도 개성에서의 교원 생활을 힘들어 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교원들이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니 아이들도 유치원이나 학교 생활이 즐겁겠냐”며 “국가가 하다하다 별짓을 다한다는 비난도 여기저기서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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