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01-29 14: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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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퇴비동원이 유별나게 강조됐다”면서 “그동안 3, 4일 정도 얼굴만 비치고 빠진 간부들이 올해는 20일 동안 현장에서 퇴비생산을 하느라 지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과 행정기관은 물론이고 사법기관 간부들까지 1인 당 하루에 100kg의 퇴비를 생산해야 했다”며 “상급기관에서는 산하 단위들에 일꾼(간부)들의 유동을 철저히 통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등 북한에서 사법기관으로 분류되는 곳에서는 다른 기관들보다 모범이 되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해임된 김원홍 국가보위상 사건 이후 김정은에게 꼬투리를 잡혀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런 조치를 환영하는 주민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깨 고소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사법기관의 조사나 취조를 받았던 일부 주민들은 ‘권력으로 주민들에게 호통을 치던 보안원, 보위원, 검찰일꾼들도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며 “‘맨날 거들먹거리면서 어디서 뇌물 받을까 하는 궁리만 하던 그들(권력기관)이 콧물눈물 떨구며 퇴비운반을 하는 것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과제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하게 강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통상적으로 여맹이나 인민반, 그리고 직장단위로 연(年) 과제를 주는 정도였는데, 올해는 매일 닦달을 하면서 하루 과제를 채울 것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상급조직에서는 ‘예년처럼 퇴비확인서로 넘어갈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는 엄포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퇴비 절도로 인한 다툼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북한 당국의 할당량 강요로 이웃 간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알짜(인분)퇴비는 모두 개인 뙈기밭(소토지)에 내가고 삼분(가축배설물)이나 부식토, 니탄 등으로 과제를 충당하고 있다”며 “마을마다 변소에 자물쇠를 채울 정도로 퇴비 도둑이 많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웃들끼리 퇴비싸움을 벌이기도 한다”고 실상을 소개했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 16일 강원도 지역에서 퇴비동원 등으로 비어있는 살림집을 노린 ‘북한판 빈집털이’가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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