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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16 11: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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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이 16일 열릴 예정이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 새벽 전격 취소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전날 우리 측에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한 지 15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0시 30분께 돌연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우리측에게 알려왔다.
맥스선더 훈련은 이미 지난 11일 시작됐던 훈련이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화 무드가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에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우리 측에 주요 사안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1월 19일 북한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파견을 중지한다고 한밤중 전격 통보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남측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도 하루 전 돌연 연기하자고 제안해 당초 합의한 예정일보다 하루 늦춰진 5일 개최됐다.
과거에도 군사훈련이나 남측 언론 보도, 일부 인사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회담이 열리기 직전 연기하거나 취소한 일이 잦았다.
이는 북한이 남측이나 미국과의 중요한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종의 '압박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고위급회담 역시 비핵화 협상을 담판 짓기 위한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로 군사적 위협 해소, 체제안전보장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미연합 훈련에 압박을 받는 것 같다"며 "판문점 선언이 만들어지는 등 국면이 전환된 상황에서 '예전과 똑같이 가면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남한과 미국 모두에 전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맥스선더가 한미연합훈련인 만큼 한·미 양쪽에 확실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한국에 대한 비판을 우선으로 하고, 맨 마지막에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나름의 '위기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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