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06-01 14: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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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외교 형식 탈피” “신뢰가 생명” 지침 하달…’원색적 비난이 상황 악화’ 꼬집어
“핵무력 지키면서 미국이 백기 들게” 전략도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발송된 후, 북한 외무성과 중앙당 조직지도부에 ‘과거의 외교 형식을 바꾸고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최고지도자의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외무성 인사들의 수위 높은 대미비난 담화와 발언을 회담 취소의 이유로 내세우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된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이 직접 외무성과 당 조직부 간부들의 낡은 외교 전략을 지적하고 나선 셈이다.
대북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지난 25일 중앙당 조직지도부 일꾼들과 외무성 책임일꾼들에게 ‘급속히 변화하는 현 시기의 요구에 맞게 조미(북미)회담을 위한 협상을 깊이 있고 현실성 있게 주도적으로 밀고 나갈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비판말씀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이처럼 외무성 책임간부 등을 질책하는 내용의 지침이 내려진 것은 25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이 발송된 바로 다음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김 위원장 앞으로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소식통이 전한 이번 지침의 내용에는 “지나친 자신감과 외무성식의 조미회담 노선을 그냥 들고 나간다면 결국은 급속히 발전하는 현 시기의 조건들을 당이 바라는 결정적 국면까지 이끌어나가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외무성 책임일꾼들은 명심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지적이 담겼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재래식 외교술로 조미회담을 주도한다면 오랜 적대국가인 미국으로서 신뢰가 쌓이지 않는 위험한 외교 분기점만 산생시킬 수 있다”며 “외교사업에서 신뢰는 생명이며 최우선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김계관, 최선희 등 외무성 인사들이 협상력 제고 의도에서 미국에 으름장을 놓거나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협상 전략은 과거의 방식이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담화나 성명 등은 모두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북한의 구조적 특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지침은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소식통은 “이번 지침에 ‘회담대상은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이며, 그만큼 모든 동향과 의도를 세밀히 연구하고 조사해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이든 미국이든 남조선(한국)이든 세계 그 어느 국가의 회담장소에서도 우리식의 주도적 외교대응책이 있어야 하며, 조미회담에 대한 미·중·러·남조선 등 세계의 움직임과 조미회담에 대한 모든 나라들과의 세밀한 정보를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이번 지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을 언급했으나,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아닌 ‘연기’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조미회담을 연기한 것만 보아도 우리만의 외교철학이 있어야 한다”면서 “나는 동무들이 높은 당성에 기초한 끊임없는 외교적 창의성과 창발성을 발휘하여 당이 세워준 외교 전략과 전술에 철저히 의거해 미국을 협상의 마당에 끌어내도록 연구심있게 사업을 밀고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수호의 보루인 핵무력을 지키면서 미국으로부터 백기를 들고 나오게 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경제적 난관을 타개하고 4월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해나가는 이것이 우리가 일관하게 들고 나가야 할 주체적 외교전략’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및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하는 한편, 핵-경제 병진노선의 종결을 선언하면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전략노선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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