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2-16 08: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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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은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북일정상회담 추진 발언과 관련해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여정은 이어 일본이 "서로를 인정한 기초 우(위)에서 정중한 처신과 신의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면서 "과거가 아니라 앞을 내다볼 줄 아는 현명성과 전략적 안목,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정치가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여정은 다만 이런 입장이 "개인적 견해"라며 자신이 "공식적으로 조일(북일)관계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며 선을 긋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북한) 국가지도부는 조일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일본을 향해 핵·미사일 개발과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의제로 삼지 않으면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서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여정은 이와 관련 "기시다 수상의 이번 발언이 과거의 속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조일관계를 진전시키려는 진의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개인 입장임을 전제로 나름대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두 사안을 전제로 내걸지 말라는 입장에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납치 문제 관련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당시 13세) 등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돼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은 12명 중 메구미를 포함해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아예 오지 않았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김여정이 담화 형식으로 언급을 내놓은 것을 두고 반세기 넘게 북한의 '형제국'이었던 쿠바가 한국과 전격적으로 수교한 것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대응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일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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