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10-22 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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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양강도 혜산시를 삼지연군의 배후도시로 만들기 위한 도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부실공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7월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를 최대한 다그쳐 최단시간에 마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혜산시내 개발 사업이 빠르게 진척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공사를 제대로 안 해서 아파트가 주저 앉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지연과 혜산시 건설현장에 게시된 ‘만리마식 속도전’ 구호처럼 실제 도로나 아파트 공사가 벼락치듯이 진행되자 주민들은 ‘속도는 최첨단 수준’이라고 비아냥댄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혜산시 위연동에 건설 중인 신축 10층 아파트를 배정 받은 시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공사가 날림이라며 아파트 배정 자체를 취소하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혜산시에서는 2007년 7월 속도전식 건설 및 무리한 구조변경 시도로 7층 아파트가 붕괴해 수십 명의 인명사고가 발생했고, 2014년에는 혜산광산 노동자 숙소가 무너진 적도 있다. 최근 속도전식으로 건설되는 아파트를 보면서 주민들은 당시의 사고를 떠올리며 불안감을 느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집을 배정받은 간부들이 건설현장에 매일 같이 나와서 현장을 보고 있는데, 직접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 벽체 시멘트를 만져보면 쉽게 부스러지고 일부는 덩어리채 떨어져 나간다고 말한다”고 현장의 부실공사를 설명했다.
이어 “태풍과 큰물 여파로 건설자재가 도착하지 않은데도 공사가 진행되다보니 ‘철근이나 제대로 들어갔겠냐’는 반응도 있다”면서 “자재가 보장되지 않은데 속도만 내다보면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양에서는 2014년 5월 평천구역 20층 아파트가 붕괴해 백여 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서우형철 인민내무군 장령 등 최고위급 간부들이 유가족과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북한 당국은 평천구역 사고 수습을 하면서 부실공사에 대해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장에서 날림공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속도와 질을 동시에 보장하라고 지시하지만 현장에서는 속도가 강조되기 때문이다.
평천구역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김책공대 교육자 46층 초고층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해 “21세기 공격속도, 마식령 속도를 창조한 부대는 다르다”며 빠른 건설 속도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부실공사 발생 원인이 속도전식 건설 방식에만 있는 건 아니다. 자재나 장비 및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현장에서도 자재가 자재 횡령과 절도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지만 감독과 관리는 소홀한 것도 문제다.
지난 7월에는 북한 당국이 혜산시와 삼지연군 건설 현장에서 자재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팔아먹는 현상들을 지적하고, 대대적인 검열을 통해 관련자들을 처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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