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12-31 11:29:26
- 조회수 : 859
북한 당국이 12월 세포위원장에게 배포한 강연자료 중 절반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우상화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포위원장은 노동당의 가장 말단 조직인 ‘당세포’의 당 생활을 책임지는 직책이다. 때문에 이번 강연자료 내용은 최말단 당원들에게도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일 사망 7주기를 맞아 전 당원에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을 강조,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세포위원장 강연 자료는 표지에서부터 ‘전당과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표지와 차례를 제외한 총 62쪽 중 31쪽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우상화 관련 내용으로 강연 주제는 총 8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주제는 김정일에 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언급을 나열한 것으로 주요 키워드는 ‘백두산’과 ‘유훈’이다.
강연자료에는 김 위원장이 김정일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백두산 눈보라를 맞으시며 고생을 했다”며 “장군님께서는 백두산의 아들로 탄생하시었다”고 언급한 내용이 초반부에 담겨 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조선노동당을 영원히 영광스러운 김일성, 김정을 동지의 당으로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필생의 뜻과 유훈을 관철하여 조국 통일의 력사적(역사적) 위업을 실현하여야 한다”고 말한 내용이 실려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선대의 유훈을 관철⋅계승하기 위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 주제에서도 ‘장군님께서는 백두산의 아들로 탄생하시었다’는 말이 다시 언급되었으며 대를 이어 수령복, 장군복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료에는 김정일이 북한 사회주의 철학 이론과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토대를 마련하는 ‘불멸의 업적’을 남겼다고 추켜세우며 김 위원장이 김정일이 만든 사회주의 강국을 더욱 빛내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역시 앞서 언급한 선대의 유훈을 잇는 유일한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세습의 당위성과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충성을 세포위원장과 당원들에게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사회 전반에 걸쳐 수령 중심의 1인 지배체제의 당위성을 세뇌에 가깝게 지속, 반복적으로 선전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체제 결속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본지가 입수한 ‘선동원 자료’에도 김 위원장을 김일성과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끌어올리며 위대성을 선전하기 위한 시도가 담겨 있었다. 또한 김 위원장을 인민 사랑을 실천하는 지도자이자 선대의 유훈을 관철하는 지도자로 선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기사 : 북한 선동원수첩에 담긴 김정은 인민사랑…우상화 작업 일환?)
데일리NK가 입수한 세포위원장 강연자료에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우상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 사진=데일리NK
세 번째 강연 주제는 김 위원장을 본격적으로 우상화하는 내용으로, 이 역시 기저에 깔린 핵심 키워드는 ‘백두 혈통’이다.
자료는 김정일이 생전에 김 위원장에 대해 “김정은 동지는 령장(영장,靈長 )으로서 품격과 자질을 훌륭히 갖춘 백두산형 장군입니다”고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김 위원장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주체적 군건설사상과 령도업적을 견결히 고수하고 끝없이 빛내여가시는 백두령이시다”고 말하고 있다.
세 가지 강연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김정일의 위대성 강조하면서 김정일의 유훈을 이을 사람은 김 위원장 밖에 없다는 식이다. 이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충성하고 단결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주체를 배치했다.
다음 강연들도(4~7번째 주제) 비슷한 패턴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일화를 먼저 소개하고 그 다음 김 위원장의 일화를 배치해 선대의 위대성을 선전함과 동시에 김 위원장 역시 위대성을 지닌 유훈통치의 계승자라는 점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
다만, 후반부 주제에서는 백두혈통에 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으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즉, 전반부에는 ‘선천적’인 지도자 이미지를, 후반부에는 일화를 바탕으로 한 지도력을 중심으로 ‘후천적’으로도 타고난 지도자라는 점을 내세웠다고 볼 수 있다.
한편, 8번째 강연 주제에서는 당의 영도업적에 김일성-김정일이 조국(북한)의 부강 번영을 쌓아 올린 령도사(영도사)가 집대성되었다면서 이를 옹호하고 고수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강 번영의 업적이 담긴 영도업적을 강화하려는 방법으로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을 강조하는 다소 모순된 내용도 담겨있었다.
출처 : 데일리NK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