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만월대 금속활자 띄우기…남북공동 역사연구 관심 있나
  • 관리자
  • 2018-06-29 08: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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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서 출토된 금속활자
개성 만월대서 출토된 금속활자(서울=연합뉴스) 남북공동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에서 지난 11월 14일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출토된 금속활자 1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 2015.11.30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개성 만월대에 대한 남북공동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고려 시기 금속활자의 의미를 부각하고 나서 3년 가까이 얼어붙었던 공동 역사연구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고려 건국 1천100돌 기념 사회과학부문 토론회가 전날 개성 고려성균관에서 열렸다며 일부 발표 내용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조정철 연구사는 '만월대 서부건축군에서 발굴된 금속활자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만월대 서부건축군에 대한 전면적인 시굴 조사와 발굴을 통하여 많은 유물과 함께 귀중한 문화유산인 금속활자들이 새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금속활자들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물적 자료들이 더욱 풍부해졌다"고 주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만월대(滿月臺)는 문헌상으로는 고려 궁궐 정전 앞 계단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궁궐터를 통칭한다. 고려 궁궐은 고려 태조 2년(919)에 건립됐지만,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다 공민왕 10년(1361) 홍건적 침입으로 폐허가 됐다.

남북 역사학자들은 2015년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만월대 서부건축군 7천㎡를 공동으로 발굴 조사해 19동의 건물지와 3천500점의 유물을 출토했다. 당시 발굴 과정에 서부건축군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고려 금속활자가 나와 관심이 쏠렸다.

개성 만월대서 금속활자 출토
개성 만월대서 금속활자 출토(서울=연합뉴스)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공동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금속활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5.11.30


하지만 만월대 공동발굴을 비롯한 남북 공동 역사연구는 2015년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중단됐고, 현재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만월대 조사는 서부건축군 3만3천㎡ 중 1만9천㎡만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처럼 고려의 역사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만월대에서 발견된 금속활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 속에서 만월대 발굴을 비롯한 남북공동 역사연구도 재개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월대 공동발굴 당시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으로 참여했던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지금 남북 간 분위기가 좋아서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남북공동 역사연구가 가능하다"라며 "만월대 공동발굴을 재개하는 것 외에도 고구려 고분 벽화 공동조사·보존, 철원의 궁예 도성 공동발굴 등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북한과의 역사·문화 교류에 의지를 보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4월 초 예술단의 평양 공연 때 동행해 북측에 만월대 공동발굴, '대고려전' 유물전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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