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05-14 14: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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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간부 부정축재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검열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시내에서 주민들의 돈을 받아먹는 간부들에 대한 혁명화 목적으로 검열이 시작됐다”면서 “돈만 떼먹고 달아나는 간부들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이 제기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간부들은 입대, 대학 입학, 형량 감소 등을 이유로 돈을 받아먹는 등 부정행위들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중앙에서는 간부들 때문에 나라의 기강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도 9일 “양강도를 비롯한 국경지역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조사가 이뤄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에 벌써부터 ‘간부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고, 특히 무역관련 간부들은 초조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학 사범대학은 평균 300~400달러를, 평양의학대학은 2000달러 정도를 뇌물로 바치면 입학이 가능하다. 특히 김일성 종합대학은 3000달러가 기본이라고 한다.
또한 지방 일반 군(郡) 부원급 간부가 되려면 200달러 정도를, 당 기관은 300~400달러, 도당급은 600~800달러를 내야 한다. 아울러 지방 사람의 평양시 거주 허가에 1만 달러의 돈을 받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간부들이 각종 절차를 해결해 준다는 명목으로 사리사욕을 챙기고 있다는 뜻으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북한 사회의 하나의 단면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간부들이 돈만 받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주민들은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도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평양시의 한 주민은 지방에서 온 군인에게 시집간 딸을 평양으로 끌어올릴 심산으로 주민등록을 책임진 간부에게 많은 돈을 찔러주고 1년 이상 기다렸는데 답이 없었다”면서 “이후 돈을 도로 달라고 요구하자 ‘다 써버린 돈을 어떻게 주느냐, 해결할 때까지 더 기다리라고 한다’는 답만 되풀이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주민들 속에서는 “요즘엔 간부 될 만한 표준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다 한 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뻔뻔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여론에 반응해,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돈주머니를 노리는 현상들을 문제 삼아 당에서 엄중경고로 검열바람이 일어났지만, 그 자리에 또 다른 간부가 와도 뇌물 문화는 그대로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검열 및 간부 교체에 “그놈이 그놈”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
검열 업무를 맡은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소식통은 “간부들도 ‘검열대 간부는 또 뒷돈 챙길 기회를 잡았으니 살맛이 나겠다’ ‘돈이 없고, 힘이 약한 애매한 하급 간부만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북한은 최고지도자 지시로 부정부패 척결과 관련된 검열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비리를 조사·처벌해야 할 간부들이 이를 방조 내지는 자행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소식통은 “고래싸움에 새우만 죽어나가는 격이라 검열은 항상 역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 이곳(북한)에서도 부패를 양산하는 사회 구조를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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