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9-04-11 1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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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대북제재 장기화에 맞서 자력갱생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 내내 '경제사령탑' 역할을 해온 박봉주 내각 총리를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이동시켰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을 소환, 보선하였다"고 언급한 뒤 "박봉주 동지, 리만건 동지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거하였다"고 밝혔다.
내각 총리가 노동당 부위원장을 겸임하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에 북한이 총리를 교체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의 대표적인 경제분야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인 박 총리는 2013년 4월 이후 내각을 통솔하며 김정은 정권의 경제정책 실행을 관장해왔다. 이에 앞서 2003∼2007년 이미 한 차례 내각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런 박봉주 총리를 교체했다면, 대북제재 영향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인적 쇄신을 통해 경제건설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80세로 연로한 박봉주의 나이를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경제시찰 과정에서 내각의 업무태도를 여러 차례 질타한 바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자력갱생에 맞는 경제정책 관철에서, 능력 문제라기보다는 박 총리의 연로한 부분 등이 고려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보다 젊은 세대로 총리를 교체한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 11일 최고인민회의에 제출할 내각 등 '국가지도기관 구성안'을 전원 찬성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내각총리 교체 여부는 이르면 11일 밤 또는 12일 오전 공개될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내각총리가 교체됐다면 이번 회의에서 돌연 정치국 위원으로 발탁된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회 위원장이 박봉주 후임일 가능성이 있다.
김재룡은 이날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된 인사 명단 맨 앞에 호명됐다. 또 박봉주가 위원을 맡고 있던 당 중앙군사위원회에도 선출됐다.
김재룡은 평북도 당 비서, 자강도 당 비서 이외에 별다른 이력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다만 자강도는 북한의 1990년대 후반 경제난 타개 슬로건인 '강계정신'의 발원지인 만큼 자력갱생과 관련성 때문에 발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자강도당 비서를 지냈던 연형묵도 '강계정신'을 유행시킨 뒤 중앙 무대로 복귀했다.
다만 김재룡이 노동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했다는 언급이 없고, 박봉주의 기존 상무위원 직위에 변동이 있는지도 불명확한 상태다. 박봉주가 당 부위원장으로 옮겼기 때문에 정책적 신임 자체는 여전하다고도 볼 수 있다.
리만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노동당 부위원장 및 부장으로 승진하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올라갔다. 그는 김재룡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에도 진입했다.
과학교육 중시 기조 속에서 북한의 인재양성을 책임진 태형철 김일성종합대 총장 겸 고등교육상이 노동당 정치국 위원에 오른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전원회의에서 "과학교육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여야 한다"면서 과학교육 사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리라고 주문했다.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이 군부를 대표해 정치국 위원에 들었지만, 상무위원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이 밖에 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손발' 노릇을 하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제1부부장,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했고 대외경제 부문 실세인 리룡남 내각 부총리도 정치국 후보위원에 들어갔다.
김정은 위원장의 역점지역인 강원도를 책임지며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도 수행했던 박정남 강원도 당위원회 위원장과, 리히용 함경북도 당위원회 위원장도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군수경제 총괄 기관인 제2경제위원회를 이끌었던 조춘룡이 후보위원에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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