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9-08-02 15: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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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북한의 석탄, 철광석 등 광물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최근 북한이 중국과 모래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산 모래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지정한 금수 품목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조선(북한)이 중국에 모래를 수출할 예정”이라며 “이달 중순께 조선의 한 무역회사와 중국 무역회사가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래는 청천강(발원지 : 평안북도 희천군)에서 채취할 예정이다. 청천강 모래는 입자의 굵기나 모래의 모양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어 예전부터 건설 자재로 사용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 건설업계는 바닷모래 공급 불안정으로 모래, 자갈 등 골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산 모래 반입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표출돼 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 협력 분위기가 이어지던 지난해 9월 북한의 해주항과 남포항에 대한 준설을 우리측이 지원하면서 수심 확보를 위해 채취한 모래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국내 10여 개 골재 업체들이 북한산 모래 5,600여 톤을 수입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명박 정부가 5.24 조치를 시행하면서 북한 모래 반입 사업도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2017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2397호를 통해 북한산 모래를 금수품으로 지정해 현재는 북한산 모래에 대한 수출길도 막힌 상황이다. 즉, 북한과 중국 측 무역회사가 체결한 모래 수출 계약은 대북 제재에 저촉되는 행위다.
최근 북한의 무역회사가 중국 측과 계약한 모래의 가격은 1m³당 3달러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중국 모래가 질도 좋지 않고 비싸기 때문에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은 예전부터 조선 모래에 관심이 많았지만 중국에서 워낙 가격을 눅게 해서(싸게 불러서) 조선에선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이 제재 때문에 돈이 말라서 3달러에라도 팔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대방과 무역회사들은 3년 전에도 북한 모래를 수입하기 위해 북한 무역회사에 관련 문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중국 측이 1m³당 1.5달러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소식통은 “이번 계약에선 3년 전에 중국이 부른 가격에서 2배가 오른 1m³당 3달러, 총 100만m³을 수출하기로 합의하면서 일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번 모래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서 북한은 최소 300만 달러(한화로 약 35억 4600만 원)의 이익을 얻게 됐다.
이번 북한 대중국 모래 수출 기한은 올 연말인 12월까지로, 청천강에서 모래 채취 작업을 통해 일정 분량이 채워지면 중국 운반선이 채취장에서 중국까지 직접 운송해 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과 중국의 무역회사는 직접 대금 지급 방식을 명기함에 따라 북측은 모래 채취 및 선적 즉시 현금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소식을 사전에 입수한 일부 주민은 새로운 가계 수입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석탄은 탄광에 들어가서 위험을 감수하고 오랜 기간 고생하며 탄을 캐 와야 하지만 모래는 쌓여 있는 것을 퍼오기만 하는 작업이라 위험하지 않다”며 “이번에 모래 수출 건으로 모래 채취 작업에 동원되는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니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조선에선 석탄보다 모래가 더 비싼 지경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의 대외 무역 상황에 밝은 한 탈북민은 “북한의 대중국 모래 수출은 대북제재망을 피하면서도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일시적인 방책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모래 수출은 자원의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높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부족한 외화를 채울 수 있는 장기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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