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9-09-27 14: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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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던 평양시 당(黨) 위원회 간부들이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십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음주운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소식통은 25일 “이달 초 평양시 보통강구역 당위원회 성원들이 황해남도 신천군 계급교양관을 참관하고 복귀하던 중 사고가 났다”며 “평양-개성 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 사고로 35명 중 5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신천계급교양관은 북한의 반미(反美) 계급 교양 기지로, ‘신천박물관’으로도 불린다. 평양시 당위원회 일꾼들은 반제계급교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계급의식 교양을 위해 최근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소식통은 “이번 사고는 운전자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해 발생한 것”이라며 음주운전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당위원회 일꾼들이 신천계급교양관 참관을 기념해 조직적으로 술을 마셨고 이 때 버스운전사에게 ‘한두 잔은 괜찮다’며 권했는데, 이것이 점점 도를 지나치면서 문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음주운전을 막아야 할 간부들이 오히려 운전자에게 술을 권하면서 사고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은 ‘교통질서를 위반하거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사업을 바로 하지 않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2013), ‘사회교통안전질서를 어긴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2015)라는 포고문을 배포해 교통질서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북한은 음주운전을 대표적인 교통질서 문란 행위로 내세워 벌금, 철직 등 자격 박탈, 차량 억류 및 몰수 등으로 처벌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음주운전에 대한 주민들의 문제의식과 경각심은 결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 당위원회 책임간부들은 이번 사고의 모든 책임을 버스운전자에게 떠넘기려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버스운전자의 잘못도 크지만, 이를 조장하고도 책임을 회피하는 간부들도 죄가 적지 않다’며 간부들의 뻔뻔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시당의 책임간부들은 이번 사고가 운전사의 부주의로 일어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현재 사망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술을 권한 시당 간부들에게 책임을 따지며 사고 원인을 다시 규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관련자들의 처벌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도로 노후화와 시공 불량으로 사고위험이 상존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남북도로공동조사단이 국회에 보고한 ‘경의선 현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노면 불량 ▲터널 균열 ▲낙석 위험 ▲시설물 구조 문제 등으로 인해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4월에는 해당 고속도로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빗길을 달리던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해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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