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 지역서 기독교인 적발 강화”
  • 관리자
  • 2019-08-19 05: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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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 21일 북한을 18년 연속으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최근 북한에서 종교 행위에 대한 단속과 적발이 강화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북중 국경 지역 주민들에 대한 도강 및 외부와의 통화 단속을 강화하면서 은밀하게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까지 단속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 출신으로 북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이 모 선교사는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양강도) 혜산에서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이고 북한에 들어간 주민과 그 일가족 전원이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며 “현재 아들과 딸, 손녀는 5천 달러를 벌금으로 내고 석방됐는데 현재 엄마는 생사 확인 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올해 들어 북한에서 기독교인 체포와 구금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면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에서 종교적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불시에 들이닥치는 게 최근 체포 건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하고 있는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JFNK) 대표도 “최근 북중 접경 지역에서 중국 공안과 북한 보안원들의 체포 및 감시가 강화되면서 종교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을 북송시키고 강제 수용소에 구금시키는 일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3개월 전에도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중국 공안이 예배처소를 급습해 북한 주민 7명이 강제 북송됐다”며 “함께 있던 한국인 선교사는 강제 추방됐고, 북한 주민들 중 일부는 북한 공민증을 가지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종교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넘겨진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종교 행위 자체를 국가를 전복시키는 정치적 음모 행위로 간주한다. 때문에 종교 행위에 깊이 가담하다 발각되면 중범죄로 판단해 관리소(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선교사는 “북한에서는 성경을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도 정치범으로 분류한다”면서 “종교와 관련된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에서 기독교인으로 강제 수용소에 구금된 사람들의 대다수는 성경책을 소지하고 있다가 보위부에 단속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대해 이 선교사는 “믿음을 가지고 있거나 비밀스럽게 전도를 하는 것 자체로는 종교 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잡아내기 힘들지만 성경책 소지는 신앙 활동에 참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주일용_트럼프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세계 각지 종교탄압 피해자 초청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탈북민 주일룡 씨(가운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사진=백악관 유튜브 영상 캡처

실제로 북한을 관광차 방문했던 외국인들 중 일부는 성경책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호주 선교사 존 쇼트는 기독교 인쇄물을 소지하고 있다가 반정부 범죄 혐의로 체포된 바 있으며 2012년에도 미국 시민권자인 케네스 배 선교사를 체포해 2년 만에 석방하기도 했다. 또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등도 북한 정권 전복 혐의로 당국에 의해 체포돼 북한에 억류된 상태다.

미 국무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기독교 교리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5~7만 명의 기독교인들을 강제 수용소에 구금하고 있다.  이 선교사는 “최근 기독교인들을 체포·감금하는 빈도가 급증한 점에 미뤄 볼 때 종교 탄압은 김정은 시대들어 강력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제 북송 경험이 있는 한 탈북민은 “중국 쪽에서 성경책 7권을 넘겨 받고 북한에 들여 가다가 두만강을 건너자 마자 보위부에 체포돼 정치범 수용소에 간 사람도 있었다”며 “보위부가 성경책 반입 사실을 알고 현장에서 체포할 만큼 포교 활동이나 종교 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독교인들에 대한 수용소 구금이 늘면서 수용소 안에서 은밀하게 예배를 하고 포교 활동을 하는 사례도 많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탈북민은 “강제 북송돼 교화소에 있을 때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교화소에서 신앙이 있는 사람들끼리 침묵의 예배를 드릴 때 눈물로 기도하며 큰 은혜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화소에서 새벽 5시가 되면 서로 화장실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며 “화장실에 들어가서 작은 소리로 나름의 새벽 기도를 했다”고 언급했다. 밤 12시, 새벽 5시가 기독교인 수감자들의 기도 시간이었다는 얘기다. 이 탈북자는 “북한 당국의 종교 탄압이 심해 질수록 비밀스럽게 신앙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있다”며 “지옥 같은 교화소에서도 복음을 나누고 전하는 기적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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