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9-09-08 21: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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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국경 지역 주민들의 탈북 행위와 외부 영상물 시청·유포 행위, 내부정보 유출 행위 등에 대한 단속과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내용의 사상교육 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점차 심화하는 주민들의 체제 이탈 및 사상 이완 현상을 방지하고 내부를 결속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입수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통해 본 판이한 두 현실’이라는 제목의 ‘연선주민 정치사업 자료’에는 북한의 아동들이 태어나 성장하는 환경과 당국의 정책이 한국 등 자본주의 국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4쪽 분량의 해당 자료는 지난 7월 발행된 것으로, 한국의 아동범죄 실태 등을 언급해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면서 북한의 아동들이 무상치료와 무료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사회주의 체제가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자료에서 ‘어린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모든 의료봉사를 100%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산모) 입원기간 실험검사와 진찰, 수술비 등 모든 것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한 육아원 등이 전국도처에 일떠서고 있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의 혜택 속에 누구나 돈 한 푼 내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자본주의 국가들과 비교했다.
특히 북한은 ‘남조선’(한국)의 실태를 예로 들어 설명했는데, ‘남조선에서는 산모들이 해산하자고 해도 보통 8000~1만 5000달러의 많은 비용을 써야 해 평범한 근로여성들이 돈 때문에 아이를 낳지 못한다’, ‘남조선 사회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괴와 폭행, 어린이 학대 등 범죄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는 등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이를 두고 북한은 “출생률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데다가 그마저도 외국으로 팔려가고 있으니 남조선의 미래가 과연 어떠하겠는가 하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 “앞날의 주인공들로 활짝 피어야 할 어린이들이 부모의 가혹한 학대로 죽어가고 범죄의 희생물이 되는 괴뢰사회야말로 어린이들의 생지옥, 사람 못 살 썩고 병든 세상이다”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 같은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수치와 출처를 제시하기도 했으나, 정작 사실과 다른 왜곡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실례로 북한은 해당 자료에서 한국의 이혼율이 심각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괴뢰들(한국 정부)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4만여 건’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는데, 실제 지난 5월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혼 건수는 10만 8700건으로 집계됐다.
북한 당국이 최근 배포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통해 본 판이한 두 현실’이라는 제목의 국경 지역 주민 정치사업 자료. /사진=데일리NK
아울러 북한은 자료에서 미국과 일본을 거론하면서 자본주의 국가의 어린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림 받고, 범죄 집단에 유괴·납치 당하고, 총격사건으로 목숨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미성년 성매매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헐뜯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는 인민을 가장 귀중히 여기고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는 사회주의 내 조국, 아이들을 나라의 왕, 미래의 주인공들로 떠받드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품이 세상에서 제일이라는 것과 황금만능과 약육강식, 패륜패덕의 온갖 사회악이 판을 치는 자본주의 사회는 미래가 없는 사회, 썩고 병든 인간 생지옥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여 체제결속을 꾀했다.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등 외부 영상물을 통해 자본주의 문화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주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사상교육으로 기강을 다잡고, 주민들의 체제 이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은 “세상에 나라는 많지만 우리나라에서처럼 어린이들을 나라의 왕, 미래의 주인공으로 떠받드는 나라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며 “이 모든 현실은 후대들을 키우는 사업을 나라의 흥망과 민족의 장래운영을 좌우하는 근본문제로, 당과 국가의 제일중대사로 내세우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숭고한 미래 사랑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켰다.
이밖에 북한은 “모든 주민들은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가정의 어버이로 높이 모시고 사는 사회주의 내 조국이 세상에서 제일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자력으로 자기가 사는 고향마을과 일터를 사회주의 선경으로 훌륭히 꾸리기 위한 오늘의 투쟁에서 애국의 땀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나가야 한다”면서 자력갱생의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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