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6-12-29 10: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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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한의 '각자도생' 현실 엿볼 수 있는 대목"
(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금품을 받고 당 기밀문서를 유출한 당 일꾼들의 불법행위를 엄벌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가 29일 입수한 '당(黨)내 비밀을 루설(누설)시킨 자료와 대책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노동당 총무부가 김정은의 지시 사항에 대한 대책안을 만들어 각 지방 당조직에 하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당 내부 문건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기밀을 누설한 당 일꾼들을 엄하게 처벌하고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문건은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주민으로부터 돈을 받고 당 기밀 문건을 빼돌린 당 일꾼의 불법행위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초급 당 위원장만 출입이 가능한 기밀문건 보관실에 초급 당 부위원장이 들어가 13차례에 걸쳐 당 문헌과 당 사업잡지를 몰래 빼내 일반 노동자에게 현금 1만5천원(한화 2천원)과 가정용 전압조정기를 받고 넘겨주는 등 비밀을 누설한 사례가 소개됐다.
이어 "당 조직들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강한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한 내용도 문건에 포함됐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3일 제1차 전당(전국 노동당)초급당위원장 대회에서 부정부패가 하부 당조직에서까지 만연하다고 공개적으로 질타한 바 있다.
북한 정권을 지탱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당 일꾼들의 부패행위가 노동당 지시 문건을 통해 지방조직에 알려진 것은 북한 체제의 이반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역임한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당 일꾼들까지 먹고 살기 힘드니까 각자도생, 자기 능력껏 살길을 찾는 북한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이어 "김정은은 당 초급간부들을 장악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당 문서까지 외부로 빼돌리고 대가로 검은돈을 받아먹는 간부들의 일탈 현상을 막기 위한 대안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nkfutu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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