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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31 10: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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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올해 초 동남아시아 각국을 순방하려 했으나 상대국들이 거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의 국회의장 격인 최 의장이 지난달 말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측에 방문 의사를 타진했다.
올해 2∼3월 의회 간 교류 차원에서 각국 최고입법기구를 방문해 상호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국가들이 이달 초·중순 잇달아 방문 접수를 거부하면서 최 의장의 동남아 순방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작년 10월에도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의 인도네시아 국회 방문을 추진했지만, 인도네시아 측이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다.
북한은 작년 제5차 핵실험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비동맹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전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통상 외교채널이 아닌 당·의회 차원의 접촉을 통해 외교적 고립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 의장의 동남아 순방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동남아 국가들은 과거와 달리 북한과의 거리를 쉽사리 좁히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른 의무이행 차원에서 북한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동남아 국가들로선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형성됐던 북한과의 친분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잦은 숙청으로 상당 부분 희석됐고,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심화한 것도 북한과의 접촉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달 12일 중국을 방문한 최희철 북한 외무성 부상이 베이징 주재 각국 대사와 접촉을 시도했을 때도 동남아 국가 중에선 필리핀만이 최 부상과의 면담에 응했다.
오랜 우방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주중 대사와는 접촉이 성사되지 않았다.
최 부상은 13일 앙골라, 17일 쿠웨이트 주중 대사와만 만나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의 정당성을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 비동맹 외교로 북한과 절친했던 동남아 각국에는 아직도 북한에 우호적 시각을 가진 인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2일 차효 쿠몰로 인도네시아 내무장관은 "북한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국부와 국가이념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인도네시아는 북한 같은 나라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이 발언은 무슬림 강경파의 준동으로 인한 사회분열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나왔지만, 자국 내에서조차 북한 체제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한 현지 네티즌은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이자 독재 국가"라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북한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어떤 취지로 이런 발언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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