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부모들 "유학훈련이라더니…사전 설명 없었다"
  • 북민위
  • 2025-06-05 05: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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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의 부모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전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여전히 자식의 생사조차 알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평안북도 주민 A씨는 1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아들 부대동무 하나가 편지로 ‘추운 큰 나라에 유학훈련 갔다’고 알려줬다”며 처음엔 그저 아들이 외국으로 유학훈련을 간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A씨는 이후 동네에 ‘외국에 나간 군대가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며, 노동신문에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하는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서면 입장문이 보도(4월 28일)되고 난 후에야 유학 훈련이 실은 전쟁터로 향한 파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A씨는 “아들이 폭풍군단 소속이지만, 이름 없는 부대에 배속돼 나간 것 같다”며 “탄알 수송, 통신 근무 같은 말을 들었지만, 장소나 임무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고, 아들의 동료도 ‘유학훈련’이라는 모호한 표현만 반복했다”고 했다.

A씨는 “부대에서 정해진 대로 따라가는 것일 뿐, 부모가 뭘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어떻게 된 건지 (아들에게) 아예 소식이 없다. 국가가 알려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함경남도 주민 B씨는 어느 날 인편으로 ‘아들이 조국을 대표해 훈련 간다’라고 적힌 쪽지 한 장을 전해받았다며 “부대나 지휘관은 사전에 아무 말도 없었다”고 했다.

B씨는 “나라가 필요로 해서 간다, 그게 전부다. 조국에 잠시 맡긴 줄 알았는데, 아예 바친 것이 됐다”며 “(아들이 파병된 곳이) ‘죽을 수도 있는 곳’이라는 말이 돌았지만, 부대에 묻거나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B씨는 아들이 복무 중인 부대 사택에서 지내는 정찰총국 소속 군관의 아내와 가까이 지내며 전쟁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며 “로씨야(러시아) 전쟁터에서는 총소리가 너무 커서 잠도 못 잔다고 한다. 지뢰에 실수로 다친 동무, 꼬마 비행기에서 떨어진 포탄에 부대가 전멸당한 사례도 있고, 자폭 영웅이 많이 나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B씨는 “그냥 부상자 명단이라도, 통지서라도 왔으면 좋겠다”며 “요즘은 수령님과 장군님 초상화 앞에 앉아 그저 살아 돌아오기만을 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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