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0-29 07: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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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앞두고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배추와 무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에 채소 도둑질이 기승을 부려 주민들이 텃밭 지키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신의주의 주민들이 텃밭의 배추와 무를 지키겠다고 초저녁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멀리 떨어진 밭도 아닌 대문 안의 텃밭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에 들어가는 남새(채소)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 자기 집 텃밭에 있는 것도 지키지 못하면 올해는 김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경비가 허술하면 집 텃밭에 있는 남새들을 순간에 싹 쓸어가니 아예 비닐박막을 깔고 밖에서 날밤을 새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신의주 일대 시장에서 배추 가격은 1kg당 북한 돈 1800원을 웃돌고 있다.
크고 옹골찬 배추 한 포기는 쌀 1kg 가격(약 6500원)에 달하고 그저 적당한 것 한 포기를 골라도 최소 강냉이(옥수수) 1kg 가격(약 3000원)과 맞먹어 부식물까지 감당하기 어려워 허덕이는 주민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배추보다 저렴하다고 하는 무 가격도 만만치 않다. 무 역시 현재 시장에서 1kg당 1200~13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어 주민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평안북도는 채소 농사가 잘되는 편에 속해 김장철에도 양강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뛰지도 않고 현물도 그런대로 보장됐으나 올해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수해복구 건설을 위해 투입된 돌격대원들의 부식물 보장 문제로 가뜩이나 채소가 부족한데,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채소 수요가 증가하니 값이 계속 오르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보통 네 식구가 있는 세대에서 김장을 200~300kg씩은 하니 배추 한 포기를 강냉이 1kg 가격으로 어림잡아 봐도 김장 남새 값만 60~90만원 정도 드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걸 한 번에 마련할 수 있는 집이 많지 않아 자기 집 텃밭에 심은 남새를 지키지 못하면 김장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신의주시 남민동에서는 그 동네에서 제일 농사가 잘됐다고 하는 한 집의 텃밭에 있던 무가 싹 뽑혀 도둑맞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텃밭 경비를 아예 서지 않은 것도 아니고 들락날락하면서 지켰는데 결국 남은 것은 도둑 발자국뿐이었다”며 “그날부터 그 집 식구들이 교대로 텃밭에 나가 그나마 남아 있는 남새들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채소 절도는 북한에서 보편적이고 사소한 문제로 여겨지고, 도둑이 잡힌다고 해도 처벌 수위도 높지 않아 매년 이맘때쯤이면 채소 도둑질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소식통은 “도둑질하다가 들키면 좀 맞든가 아니면 같이 때리든가 아니면 며칠 망신당하고 만다는 생각이 있는 자들이 남의 집 텃밭을 노리고 있다”면서 “결국 알아서 지키는 방법밖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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