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7-03-29 10: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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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 김정숙고급중학교에 다니던 한 학생(19)이 동급생을 흉기로 살해하는 중범죄를 저질렀는데도 4개월 만에 병(病) 보석으로 풀려나자, ‘형평성’을 놓고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력가 집안이 직접 압력을 가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도록 유도했다는 것으로, 이에 따라 양강도에서는 이 학생의 이름을 딴 이른바 ‘성주 사건’으로 들썩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0월 말 김정숙고급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성주’라는 학생이 한 여학생을 놓고 다른 남학생과 싸우다가 (그 남학생을)칼로 찔러 죽게 했다”면서 “그 결과 노동교화 1년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형기를 채우지도 않았는데 4개월 만인 이번 달 초에 풀려났다. 이를 두고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틀림없이 뒤에서 누가 농간 짓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학생의 집안은 양강도 김정숙군 지역에서 손꼽히는 권력가 집안이다. 아버지는 ‘군 산림경영감독소 감독원’, 어머니는 ‘동 사무소장’으로 지역의 각종 현안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위치에 있는 이들이 아들의 형기 단축을 위해 도(道)보위국을 포함한 사법기관에 뇌물을 제공하는 한편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또한 이 학생의 매부(妹夫)가 형기 단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정숙군 보위부 반탐과 지도원인 매부가 형기 단축은 물론 병보석을 위한 가짜 진단서 발급까지, 물심양면으로 힘을 썼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예심(豫審)에서 1년 형을 받았는데, 재판에선 6개월으로 줄었다. 매부가 도(道) 보위국 윗선에 부탁해 힘을 쓴 것”이라면서 “또 올해 1월에는 중대한 병이 있는 것처럼 진단서를 받게 해줬고, (이를 통해)병원에서 2개월간 편히 쉬게 한 후 석방시켰다. 결국 4개월 만에 풀려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 학생은 이달 중순에 진행된 학교졸업식에도 버젓이 참가했다. 주민들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분개하고 있다”면서 “권력을 이용해 주민들의 돈을 갈취할 때에는 법과 원칙만을 내세우던 보위원(매형)이 처남 형기 단축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소식통은 ‘성주’ 학생의 가족이 권력 뿐 아니라 부(富)를 이용해 살인사건 자체를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사망한 남학생) 부모를 회유했던 사실도 소개했다. 음식 장사로 생계를 겨우 연명해가던 피해자 부모의 넉넉지 않은 사정을 이용, 사건 무마를 조건으로 금전적 대가(‘집’)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성주’ 학생의 부모가 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면 피해자 가족이 ‘성주’ 누나(신파군 보위부 반탐과 지도원의 아내)의 집(시세 약 2만 위안(元))에서 살게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 권력이 없는 사람들은 생죽음을 당해도 억울함을 풀 방법이 없다”면서 “결국 이번 사건은 법은 돈과 권력의 편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주민들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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