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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5-08 1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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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큰 파문을 불러온 대(對)중국 비난 논평의 민감한 내용을 영문판에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8일 중앙통신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이 매체가 최근 발표한 '조중(북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평의 영문판 전문(全文)이 최근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이라는 개인 명의로 지난 3일 발표된 이 논평은 중국을 이례적으로 직접 거론하며 비난해 북·중 관영언론 간 설전의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중앙통신이 조선어(한국어)판과 함께 올린 영문·중문판 번역본에는 '북·중 관계의 붉은 선을 넘은 것은 중국'이라는 등 원문의 일부 격한 표현이 빠져 의도적으로 비난 수위를 낮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새로 게재된 영문판 전문에는 조선어판 원문의 전체 내용이 번역되면서 당초 누락됐던 민감한 대목도 모두 되살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영문판 전문에는 대표적으로 "조중관계의 붉은 선(red line)을 넘어선 것은 우리가 아니며 중국이 서슴없이(unhesitatingly) 넘어서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201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 초청해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오르게 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clearly remember)"며 한중관계 확대를 비난하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국 동북 3성이 방사성 물질 피해를 본다는 비판을 '억지주장'이라며 반박하는 대목도 들어갔다.
연합뉴스가 지난 5일 논평 영문판을 확인했을 당시 이들 내용이 누락된 것을 고려하면, 최소한 이달 5일 이후에 민감한 내용을 보강한 전문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이 영문판에서 민감한 내용을 모두 복원시킨 것은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북·중 상호원조 조약' 위배 소지까지 거론하며 논평의 내용에 강하게 맞대응한 데 대한 반격 차원으로 보인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이 반박하는 양상을 보이자 북한도 격한 감정으로 썼던 원문 내용을 모두 노출해 불편하고 서운하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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