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발사장 전역으로 확대…"핵전 대비 미사일부대 훈련용"
  • 관리자
  • 2017-05-25 1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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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북한 정권별 미사일 발사 시험 빈도와 발사장 변화
[그래픽] 북한 정권별 미사일 발사 시험 빈도와 발사장 변화
신형 개발은 주로 원산에서…스커드·노동 운용훈련장은 다양화
美연구소 北미사일 발사 데이터베이스 분석 "핵탄두 탑재 대비인 듯"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장소를 보면 미사일발사장으로 익숙했던 곳이 아닌 지명들이 자주 등장한다.

북한 3대 정권별 미사일 발사 시험 빈도와 발사장 변화. 출처:http://www.nti.org
북한 3대 정권별 미사일 발사 시험 빈도와 발사장 변화. 출처:http://www.nti.org
지난 21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KN-15)' 발사 장소 역시 연합뉴스가 민간 국토지리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북한의 관련 영상을 분석한 결과 평남 안주시와 개천시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인 연풍호 호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가로수 사이를 지나 임시로 다져진 평지에 도착,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했다.

미국의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는 지난달 24일 내놓은 '북한 미사일 시험에 대한 이해'라는 보고서에서 김일성부터 김정은에 이르는 김일성 일가 3대 정권에서 미사일 발사 행태의 변화를 분석, "전략적으로 막대한 중요성"이 있는 변화에 주목했다.

2014년 이래 발사 빈도가 급증했을 뿐 아니라 발사 장소가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신형 미사일 개발용이 아니라 "핵전쟁 대비 미사일부대 훈련" 목적이라는 것이다.

CNS의 북한 미사일 비행 시험 자료창고엔 500kg 이상의 탄두를 싣고 300km 이상 날 수 있는 제원을 가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기록이 빠짐없이 저장돼 있다. 이 조건에 맞는 첫 시험인 1984년 4월부터 지금까지 공개된 미사일 시험을 지속 추적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개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북한 전역으로 확대된 미사일 발사장. 출처:http://www.nti.org
북한 전역으로 확대된 미사일 발사장. 출처:http://www.nti.org

이 연구소의 시 코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근 사거리 연장을 위해 개량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다수 발사한 것은 관련 미사일부대들의 훈련장에서 운용 시험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후 효율적인 핵억지력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온 만큼 "다음 단계는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것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전시에 미사일 발사 책임을 진 군부대의 훈련이 필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정치일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시험에 매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 같은 전문가들도 이미 지난 3월 북한의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일제 발사에 대해 새로운 미사일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군의 발진 기지인 일본 이와쿠니 미 해병기지를 가상 타격 목표로 삼은 핵 공격 모의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CNS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984년 무수단리 인근에 북한 최초의 미사일 시험장인 동해위성발사장을 건립한 이래 김일성 정권 때 모두 15차례의 발사시험 중 14번을 이곳에서 실시했다.

김정일 정권 때는 모두 16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가운데 동해발사장은 우주발사체 전용으로 바꿔 1998, 2006, 2009년 위성 발사용 장거리 로켓 발사 때 이용했고, 나머지 13차례는 신형 미사일 개발용으론 원산 인근에 만든 깃대령 미사일 기지를 활용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선 우주발사체용으로 동해발사장을 버리고 새로 건립한 서해발사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일본 영토 상공을 날지 않도록 남쪽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코튼은 북한이 신형 미사일 개발용 시험발사장을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원산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 불명확하다면서, 다만 원산이 평양에 더 가깝고 김정은의 휴양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정권에서도 대부분의 미사일 개발 시험은 원산에서 이뤄지지만, 최근엔 잠수함 발사 KN-11은 신포 조선소 인근에서, 이것의 지상 발사용 미사일 시험은 이동식발사차량(TEL) 제작 공장이 있는 구성에서 실시됐다.

김정은 정권 때는 지난 21일까지 모두 77회의 미사일 발사를 기록한 가운데 이 중 33회는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이 차지했다. 이들 미사일은 구형이지만 안정성은 뛰어나 33회 중 2회만 비행 중 폭발했다. 북한이 발사장을 다양화하는 미사일 기종도 이것들이다.

코튼 연구원은 "가장 안정성이 높은 북한의 미사일들이 미국 수도 워싱턴을 타격할 수는 없지만,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와 미군들은 타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등 개발단계인 신형 미사일 시험은 한 번에 한발씩 발사하지만,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은 동시다발로 발사하는 경우가 잦다. 이 역시 "전시에 미사일부대가 미사일을 발사할 때의 상황을 가상한 것"이라고 코튼 연구원은 말했다.

북한이 TEL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4년 3월 26일 노동 미사일 발사 때이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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