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10-21 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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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근심·고민 말라…주적 대상서 배제"…상황악화 않고 美태도 주시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이후 미국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움직임을 극도로 경계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는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면서 미국의 태도를 탐색하는 등 현상 유지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21일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SLBM 잠수함 발사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인 안보리 비공개 긴급회의에 우려감을 표명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정당한 자위권행사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하여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SLBM 시험발사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자위권 행사'인데도 미국이 안보리로 사안을 끌고 가는 것을 '비정상적'이라며 경계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의 시험발사에 대한 올해 첫 안보리 긴급회의 때에는 지역담당자라고 할 수 있는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우려를 표시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외무성 대변인을 내세워 발표 주체의 격을 조금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사실을 20일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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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은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기보다는 미사일 시험발사가 '주권행사'임을 앞세우면서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대변인은 "우리의 이번 시험발사가 미국을 의식하거나 겨냥한 것이 아니고 순수 국가방위를 위해 이미전부터 계획된 사업인 것만큼 미국은 이에 대해 근심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가면서도 미국을 겨냥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지난 5년간 개발한 최첨단 무기를 과시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외무성 대변인도 이날 "미국과 남조선은 우리의 주적대상에서 배제되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에 대해 미국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급격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는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정상적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를 걸고들지 않는다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등이 북한을 먼저 자극하고 건드리지 않는 한 현재의 저강도 무력시위에 머무르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실험 모라토리엄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반발은 하면서도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이나 행동은 조심하는 모양새"라며 "수위를 조절하면서 상황 반전에 대한 기대도 버리지 않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존 커비(왼쪽) 미국 국방부 대변인과 글렌 벤허크(오른쪽)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화상으로 언론 브리핑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밴허크 사령관은 이날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주장에 대한 진위를 아직 평가하는 단계이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미 본토는 안전하다는 게 자신의 평가라고 밝혔다. sungok@yna.co.kr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다양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간주하면서도 여전히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SLBM 시험 발사와 관련해서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조건없이 대화하자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북한을 향해 "이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참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당장 대화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북한은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미측에서 이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행동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미 당국이 북한에 종전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으로 대화 재개 당근을 제시하고 있지만, 한미훈련 중단이나 대북제재 완화 같은 자신들이 원하는 조치가 나올 때까지 단거리 위주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저강도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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