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일방송 > 탈북 기자들의 장마당 이야기 “北, 올해 남새도 흉작…김장 준비에 주민 한숨 늘어”
  • 관리자
  • 2017-11-02 12:18:06
  • 조회수 : 1,012

진행 : 2017년 새해가 시작됐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네요. 일 년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정말 바쁘게 달려온 한해였던 것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도 이맘때면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된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11월이면 북한 대부분 지역들에서 김장전투가 한창입니다. 지역에 따라 이미 끝난 곳도 있죠. 올해는 농사도 흉작이라고 하는데 채소도 썩 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매번 그렇지만 북한에서 안 좋은 소식을 전해 들으면 마음이 아프거든요, 곡물작황도 시원치 않은데다가 채소도 풍작이 아니라는 말에 북한 주민들의 내년 생계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치를 ‘반년식량’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잖아요, 대부분 가정들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김장은 꼭 하거든요, 북한에서 김치를 담그지 못하면 생활력이 없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기껏해야 일주일 혹은 5일 정도면 끝나는 김장시기를 북한 주민들이 ‘김장전투’라고 왜 부르는지 알만하죠? 그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저는 한국정착 초기에 한 지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올해 김치를 몇 포기 담갔냐고 묻는 질문에 대답을 선뜻 못했었는데요, 북한에서는 포기가 아니라 톤으로 김치를 하기 때문에 포기김치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답니다.

진행 : 한국에서는 김치가 지역별로 다르고 종류도 많은데요, 각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 특징이 있는 겁니다. 북쪽 지방에서는 간을 약하게 하거나 고추도 적게 넣고 젓갈 대신에 생선을 넣기도 하고요, 남쪽 지방은 기온이 높기 때문에 소금과 젓갈을 많이 넣고 고춧가루도 비교적 많이 넣거든요. 북한에서도 이런 특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북한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식량이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활해오고 있는데요, 많은 주민들이 부족한 식량을 채소로 보완하곤 합니다. 때문에 채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만큼 주민들에게 김치는 ‘반년식량’으로서 각인될 수밖에 없거든요. 북한의 김치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지역들에서 일반적으로 통배추 김치와 깍두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종류가 다른데요,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는 통배추김치와 무김치, 무채김치, 총각김치, 시래기김치가 있습니다. 북쪽 지역에서는 갓김치가 유명한데요, 입안에 시원한 계곡을 담은 듯한 쩡한 느낌의 갓김치는 주민들이 대부분 좋아합니다.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지방은 고춧가루를 적게 넣거나 아예 넣지 않은 채 소금으로만 간을 맞춘 백김치를 주로 합니다. 개성에서는 보쌈김치가 유명하고요, 평양에서는 동치미가 유명하죠.

진행 : 네, 김치 이야기에 군침이 도네요, 한국에서도 지역별로 김치를 담그는 방법이 다르잖아요, 북한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공통으로 만드는 통배추김치의 제조과정을 설명한다면, 한국보다 양념이 적게 들어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맛을 설명한다면 조금 더 담백하고 시원하다고 보시면 되고요, 평안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통배추와 통무를 넣고 백김치를 담그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산지대인 양강도 함경도 김치보다 더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백김치는 물을 많이 붓는 것이 특징인데요, 고춧가루나 마늘 등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지만 달고 쩡한 맛으로 봄날 국수물로 이용하면 일품입니다.

다음으로 김치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깍두기인데요, 한국의 깍두기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썰어 담그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채김치의 경우 형편이 되는 일부 가정에서 손님용이나 명절용으로 조금씩 담그는데, 물러지는 성질의 무가 주재료이기 때문에 적은 양을 마련한답니다. 저도 배추김치나 무김치, 총각김치에 비해 깍두기는 적게 담갔었거든요.

진행 : 한국에서는 통배추김치, 무김치, 그리고 총각김치 등 일반적으로 마련하는 김치 외에 지역별로 고들빼기김치, 나박김치, 해초김치, 호박김치 그리고 우엉김치나 부추김치도 있거든요. 북한도 마찬가지로 지역별 김치가 있겠죠?

기자 : 네, 한민족은 예로부터 김치와 장을 사용한 음식들을 많이 사용해왔고 지금도 여전합니다. 한국에서 지역별로 여러 김치들이 있는 것처럼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파김치도 있고 산갓나물김치, 참나물김치도 있고요, 여름철 국수물로 일품인 빨강무김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름 대표김치인 양배추김치도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콩나물김치도 만들어 먹습니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한 갓김치는 북쪽 지방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데요, 갓의 크기가 10~15cm 정도일 때 캐서 담그며 양념을 하지 않거나 고춧가루를 적게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갓김치는 물을 먹어야 맛을 알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시원함을 주는 김치로 국수에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진행 : 생활수준에 따라 담가 먹는 김치도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중요한 질문이네요, 엄연히 빈부 격차가 있기 때문에 김장을 하는 데서도 차이가 있긴 마련입니다. 생계에 어려움이 별로 없는 가정들에서는 김치에 가자미나 명태 등 생선을 넣기도 하고, 간부들은 사골 육수를 이용해서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김치를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데 특히 올해는 김치재료인 채소가 풍족하지 않아서 일반 주민들은 시래기 김치를 많이 할 것 같다고 합니다. 한국의 흔한 채소들을 나눠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대목인데요, 빨리 통일이 돼서 북한 주민들이 지금보다 넉넉한 마음으로 김장을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의 반년식량인 김치가 지역별로 어떤 것들이 유행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810원, 신의주 5760원, 혜산 56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100원, 신의주 2170원, 혜산은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05원, 신의주는 8050원, 혜산 811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5원, 신의주 12107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8500원, 신의주는 18900원, 혜산 20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20180원, 신의주 20860원, 혜산 2046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17350원, 신의주 17540원, 혜산 1806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