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10-29 09: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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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상체계…선대 흔적 지우고 친인민적 이미지 부각하며 독자행보
(서울=연합뉴스) 지난 2016년 열린 북한의 7차 당대회(아래 사진)와 5년 뒤 8차 당대회(위 사진)의 회의장 모습. 김일성ㆍ김정일 초상이 부각된 7차 대회와 달리 8차 대회장에는 노동당 대형마크가 전면에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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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주의' 용어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집권 10년 차를 맞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독자적인 사상체계 정립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이라는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정치적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김 위원장이) 독자적 사상체계 정립을 시작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들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특히 "그동안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주의만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맞아 김정은주의를 독자적으로 정립하려는 노력이 있는 것 같다"는 국정원의 설명을 국민의힘 간사 하태경 의원이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아직 공개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있어, 외부적으로 공식화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먼저 김정은주의라는 사상을 설파하며 공식화 수순을 밟아가는 셈이다.
김정은주의는 김일성·김정일주의에 이은 새로운 사상체계로 정립되고 있고, 이 작업이 완료되면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북한에서 김일성주의는 김정일 후계시절에 사상으로 정립됐고, 김정일주의는 김정일 집권 시기인 1999년에 완성됐으며,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온 사회의 김일성 김정일주의화'가 당 최고강령으로 선포됐다.
이에 따라 7차 당대회 회의장 정면에도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정중앙에 배치됐었다.
그러나 김정은 10년 차를 맞으며 김정은주의를 정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7차 당대회의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라는 표현이 없어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강조됐다.
특히 8차 당대회 회의장의 정중앙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내려지고 노동당의 대형마크가 자리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노동당의 영도체제를 중시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지만, 사실상 김정은주의 사상체계 정립의 첫걸음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유일적 영도체계는 지난 3월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나 4월 세포비서대회 등에서도 당이 반드시 견지할 원칙과 과업으로서 여러 차례 강조됐는데, 사실상 김정은주의를 정립하고 공식화하기 위한 수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전람회에 참관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시관에서 맥주를 앞에 두고 간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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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일반 주민들의 청원을 직접 챙기는 것도 결국은 사회 속에 김정은주의를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국정원은 이날 김 위원장이 '1호 신소'를 직접 관장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신소는 북한 주민들이 국가기관 및 공무원들의 부당한 행위로 권리가 침해됐을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해 제기하는 것인데, 1호 신소는 김 위원장에게 직접 청원을 올리는 남측의 '청와대 국민청원'과 유사한 개념이다.
신소 문제를 관장하는 당 중앙위원회 전문 부서 규율조사부가 따로 있음에도 김 위원장이 이를 직접 챙기는 것은 밑바닥 민심을 직접 들으며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다만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현재까지 북한 매체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아 어느 시점에 공식화될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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