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여정에 軍 후방부문 임의시찰 권한 줘…내부 바짝 ‘긴장’
  • 관리자
  • 2021-11-26 0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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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에게 군 후방부문을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주로 대남, 대미 사업을 관장해 온 김여정이 군 후방부문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된 셈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지난 11일 각 군단, 사령부의 정치·행정·작전·보위·후방 부문 핵심 지휘관들에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일꾼)들과 하신 담화’가 긴급지시문 형식으로 내적으로 포치됐다”고 전했다.

주된 내용은 김 위원장이 김여정에게 인민군 군부대 병영 설비, 양식, 피복, 연유(燃油) 등 후방 및 전투준비물자 전반을 임의 시각에 예고 없이 아무 때나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위임했다는 것으로, 북한은 그 구체적인 배경까지 지시문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일에 있었던 특정 일화를 제시하면서 김여정에게 후방부문 시찰 권한이 위임된 배경을 설명했다. 당일 김 위원장이 김여정을 비롯해 조용원 당 조직비서,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 등 몇몇 중앙당 책임일꾼들과 인민군의 현실에 대해 담화를 나눈 것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지시문에 제시된 담화의 내용은 이렇다.

이날(8일) 오일정은 ‘인민군 실태를 살피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올해 초 8차 당대회 이후부터 12월 1일 동기훈련 개시를 앞둔 현재까지의 군 내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결과를 보고했다.

이 보고에서 오일정은 현재 군에 영양실조, 병 치료로 병사를 귀가시킨 사례나 중대별로 2~3명이 탈영해 돌아오지 않은 사례가 부지기수라면서 그 원인을 인민군 내 부정 축재 현상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후방부 여단장, 후방부 대대장, 중대 사관장, 양식서기 및 피복서기들이 인민군 당 조직을 등에 업고 후방물자를 빼돌려 사리사욕을 챙기면서 장부를 거짓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김 위원장은 좌중을 둘러보더니 앞서 8차 당대회가 끝난 뒤 ‘당에서 명령만 내린다면 인민군대는 현재 남조선(남한)을 단숨에 타고 앉을 준비가 됐는가’라는 질문에 리병철, 조용원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던 점을 언급했다.

리병철은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지금 당장이라도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가 조국통일을 이룩하겠다’고 말했지만, 조용원은 ‘지금 군은 후방물자가 부족하고 숱한 군인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당장 전쟁이 일어나면 싸움을 할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당시 옆에 있던 김여정도 조용원의 말에 동감하며 ‘인민군대 후방부문을 비밀리에 시찰해도 좋다고 당에서 비준만 하면 허심탄회하게 있는 그대로 당에 다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은 이를 떠올리며 “그때 조용원 동무와 김여정 부장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면 ‘6월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6월 사태’는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열린 당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에서 주민 생활 안정을 위한 특별명령서에 서명했으나, 이것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 일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특별명령서를 통해 주민 식량 공급 정상화를 지시했다. 그러나 급한 대로 군량미를 풀어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군 후방창고가 비어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관련 책임자들이 줄줄이 문책당하는 등 큰 후폭풍이 일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김여정이 9월 최고인민회의 14기 5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된 것에 대해 ‘인민군의 체력, 후방 준비가 큰 문제라는 것을 심각하게 인지해 최고사령부 후방사령관의 임무를 위임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김여정의 시찰 내용이 종합 보고되면 인민군 후방사업과 관련한 국가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담화 내용이 긴급지시문 형태로 내려오고 각 부대에 포치되자 안에서는 김여정 동지나 그가 파견한 지도성원들이 언제 어디서 들이칠지 모른다면서 이번 동기훈련에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며 “검열에서 싸움 준비를 제대로 못한 것이 드러나면 바지를(군복을) 벗게 될 수 있으니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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