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오미크론 발생에 따른 방역 조치와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아 길거리 장사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곳곳에서 안전원(경찰)과 노점상들 간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비상 방역 조치로 길거리 장사에 대한 단속이 대폭 강화됐다”면서 “그러던 와중 지난 1일 혜산시 길거리 한복판에서 인조고기(북한의 대표적 길거리 음식)를 팔던 최 모(50대) 씨와 안전원 사이 큰 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혜산시 안전원 2명이 길거리 순찰을 하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최 씨를 발견했다. 이에 안전원이 ‘빨리 집으로 들어가라’고 권유했는데, 최 씨는 “그러면 식량을 못 구한다”면서 버텼다.

실랑이 끝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우연히 광경을 목격한 한 모(20대) 씨가 합세하면서 큰 싸움으로 번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특수부대 출신인 한 씨의 주먹에 한 안전원의 콧대가 부러지고 갈비뼈가 상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다 혜흥 분주소(파출소)의 안전원들이 현장에서 투입되고 나서야 한 씨가 제압됐다고 한다. 한 씨는 끌려가는 와중에서 “이 때뚜(때가 많은 사람, 주민들이 주로 안전원을 비하할 때 많이 쓴다) 같은 XX”라는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최 씨의 아들은 혜흥 분주소에서 시(市) 안전부로 이송됐고, 폭행과 업무 방해죄로 노동단련대 3개월 형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서 길거리 장사는 8차 당(黨) 대회 때 내건 당적 통제 강화로 인해 주요 단속 대상이 됐다. 이는 ‘등록하지 않은 상거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어 비상 방역 장기화 기치에 따라 규찰대나 인민반장이 동원되는 등 단속의 고삐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됐고, 심지어 ‘반(反)인민적 범죄행위’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소식통은 “위(당국)에서는 길거리 장사를 통해 비루스(바이러스)도 자본주의 바람도 퍼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이에 노점상들과 안전원들의 마찰은 비일비재하게 꼬리를 물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