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장벽 공사 ‘난항’…임시 쇠그물망에 공병·깡통 달아
  • 관리자
  • 2021-12-17 0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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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민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추운 날씨에 공사 진척이 어려워지자 임시방편으로 쇠그물망을 치고 공병과 깡통을 걸어두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초순 국경 전 구간에 쇠그물망을 설치하고 하순에 공병과 깡통을 거는 작업을 완료했다”며 “겨울이 시작돼 땅이 얼면서 장벽 공사가 늦춰지는 사이에 도망칠(탈북할) 수 있으니 임시적으로 쇠그물망을 세워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북한은 국경 지역 장벽, 고압선 설치를 올해 말에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진 데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올해 대대적인 연말 총화 준비에 들어가면서 공사에 역량을 쏟아붓기가 어려워져 올해 말 완공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양강도는 ‘국경에 임시로 쇠그물망을 쳐 공병과 깡통을 걸어두고, 이번 겨울에는 내년 3월 중순께부터 다시 건설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해놓겠다’는 대책을 상부에 제시해 승인을 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양강도는 상부의 승인이 떨어진 즉시 사흘 만에 쇠그물망을 보장해 국경 구간에 설치했고, 이후 주민들에게서 공병과 깡통을 거둬들여 쇠그물망 1m당 2개씩 다닥다닥 걸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단 쇠그물망을 설치해 양강도 국경 전 구간의 장벽 완공 시점은 내년으로 미뤄졌다”며 “다만 언 땅이 녹아 다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내년 3월 중순까지 단위별로 맡은 구간의 땅을 깊이 180cm, 폭 80cm로 파놓고 장벽을 세울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겨울에 얼어붙은 땅을 파려면 조금씩 녹여가면서 파야 하기 때문에 장작도 준비하고 더 추워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파 놓으려고 지금 난리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장벽 설치를 위해 국경에 파견된 공병부대는 예정보다 더 오랜 기간 파견지에 머물게 되면서 생활 보장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월동준비가 하나도 안 된 공병국은 돈 있는 집 애들을 휴가 보내고 대신 복귀할 때 탄, 화목(땔감), 양식, 부식을 얼마씩 들고 들어오라는 과제를 내렸다”며 “이렇게 공병국은 휴가 보낸 군인들만 바라보고 자체로 월동준비를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장벽과 별개로 국경 지역에 설치 중인 고압선과 관련해서는 실제 고압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문제를 두고 실무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자강도 소식통은 “지금 도(道)와 군(軍)에서 변대(변압기)를 다 보장하긴 했으나 현장에서 나오는 우려는 변대를 설치한다고 철조망에 전기가 들어오겠냐는 것”이라며 “국경 연선에 전기를 무조건 보장하는 것이 말이 쉽지, 가능한 게 아니기 때문에 24시간 고압 전기를 어떻게 넣느냐가 지금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 평양과 도내 군수공장들에 우선으로 전기를 보내고 나면 국경 고압선에 쓸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이에 자강도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국경경비대, 공병국이 머리를 맞대 국경 구간을 나눠 매일 각기 다른 구간에 전기를 보내고 어느 구간에 전기를 보내는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도록 하는 묘책을 짜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어느 구간에 전기가 들어오는지 일반 주민들은 모르니 더욱 두려움을 느끼지 않겠냐는 것이 현장 일군(일꾼)들의 생각인데, 이 방안이 중앙으로부터 승인을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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