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12-29 07: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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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성탄절’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맞춤 조용한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북한은 김정일 사망 10주기(12‧17) 이후부터 올해 말까지 전 사회적으로 ‘특별경비주간’ 연장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김정일 사망 10주기 애도기간을 선포한 바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최근 장군님(김정일) 서거 10돐(돌)을 맞아 선포됐던 특별경비주간을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조직적 포치가 내려왔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거의 한 달간 특별경비 및 단속에 시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함경북도에서는 특별경비주간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보위국과 안전국 기동타격대까지 총동원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또한 안전부, 보위부, 연합지휘부, 전파탐지국, 인민반 순찰대 등 단속조직이란 조직은 다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상한 노래가 나오거나 밤늦게까지 불이 새 나오는 세대, 연말 먹자판을 벌리는 대상들을 다 단속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당, 정, 군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올해 말까지 지켜야 할 준칙들도 하달했다.
구체적으로 주민들에게 ▲가족 단위 외 연말 모임 금지 ▲음주‧밀주 금지, ▲24~25일 위대성 학습 기념강연회 조직 ▲30일 충성의 노래모임 및 덕성발표회 조직 ▲사망, 사건‧사고 방지라는 과제가 내려졌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캐롤이 울려 나오는 시기에 북한에서는 김 씨 일가(一家)의 위대성 교양 선전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에서 특별경비주간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 등 국가명절이나 중대 회의를 전후해 정해진다. 대체로 당일 전후 일주일 정도인데 이번엔 보름 가량으로 특별히 길게 설정된 건 김정일 사망 10주기 애도 분위기 연장과 연말 전원회의 개최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장마당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 중심으로 불고 있는 크리스마스 문화를 근절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원래 개인의 종교 행위가 금지된 북한에서 주민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은 헌법을 통해 명목상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교회나 성당에서 성탄 예배나 미사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목사들은 조선노동당원이고, 일반 주민의 종교 활동은 강력한 처벌 대상에 속한다.
이처럼 종교가 매우 제한돼 있음에도 ‘크리스마스’ 존재를 알고 있는 주민들이 있다고 한다. 특히 장마당세대는 오래전부터 북중 국경 지역에서 유입된 해외 영화, 책을 접하면서 ‘크리마스는 세계적인 ‘축제’’라고 인식하게 됐다.
또한 해외에 파견됐다 귀국한 일군(일꾼), 노동자들을 통해 이날을 맞아 연인들과 함께 보내거나 선물을 주는 식으로 크리스마스 문화도 조금씩 정착하게 됐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청년들만 성탄절을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건 오해”라면서 “부모 세대에서도 외국 영화를 많이 접한 사람들 중심으로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쇠는 명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종교는 일종의 미신이자 아편”이라는 원칙이 무너지고 있던 셈이 된다.
소식통은 “단속원들이 중국, 남조선(한국) 대방(무역업자)으로부터 받아놨던 산타 인형을 문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살림집에 들이닥쳐 남조선(남한) 록화물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수색하고 있다”면서 “길거리에서 짐을 막 뒤지고 손전화(휴대전화) 검열도 수시로 하면서 불 켜놓은 나무(크리스마스트리) 그림만 있어도 체포해 가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단속 강화에도 ‘명절은 즐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즉 ‘특별경비는 나라가, 특별한 날은 우리가’라는 인식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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