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1-03 07: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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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새해 맞아 유치원·초등·중학교 찾아 시청 여론 수집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2일 '꼬마 시청자들의 목소리' 제목의 방송에서 창광유치원 학생들에게 받은 요청 사항들을 소개했다. 사진은 아동 방송을 보는 창광유치원 원아들. [조선중앙TV 화면]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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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종이접기를 따라 할 수 있도록 조금 천천히 보여주세요.", "피터 팬, 인어공주 만화영화를 틀어주세요."
북한의 유치원생들이 조선중앙TV(중앙TV)의 아동 방송 제작진에게 전달한 시청 소감 및 요구사항이다.
중앙TV는 2일 '꼬마 시청자들의 목소리' 제목의 방영물을 통해 새해를 맞아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를 돌며 수집한 프로그램 편성 희망 의견을 소개했다.
이 방송이 찾아간 창광유치원 교실에서는 어린이들이 색색의 마스크를 쓴 채 중앙TV의 아동 방송을 보며 퀴즈 풀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어 '색종이로 무엇이나 만들어요' 코너가 방영되자 교사가 색종이를 한 장씩 나누어줬고, 아이들의 시선이 조그만 손끝으로 몰리면서 시끌시끌하던 교실이 조용해졌다.
종이접기를 제 시간에 마치지 못한 한 어린이는 "조금 천천히 보여주면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속도를 늦춰달라는 요구를 했고, 코끼리와 말, 토끼 모양으로도 종이접기를 알려달라는 애교도 부렸다.
꼬마 시청자들이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자 교사는 중앙TV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휴대전화를 잡은 교사 주위로 몰려든 아이들은 '피터 팬'과 '인어공주' 등 잘 알려진 세계 동화로 만든 만화 영화를 자주 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인들에게는 디즈니 만화영화로 익숙하지만, 북한 어린이가 말한 것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동화 장면들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성우가 줄거리를 읽는 식의 '세계명작동화집' 시리즈물(중앙TV 방영)로 보인다.
중앙TV는 지난해에만 플랜더스의 개, 신기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술사 등 세계 명작동화를 읽어주는 '세계명작동화집' 시리즈물을 21차례 방영했다.
'알라딘과 마술등잔', '승냥이와 일곱 마리 새끼 염소', '잭크와 콩넝쿨' 등 제목을 북한식으로 다소 각색한 작품들도 포함됐다.
꼬마 시청자들은 여기에 더해 다른 주제의 작품을 더 방영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11월 11일 '세계명작동화집 벌거벗은 왕'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는 2020년부터 세계명작동화집 편성을 늘렸다. [조선중앙TV 화면]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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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서성구역 상흥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은 추후 방송에서 다뤄달라며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적어 제출하기도 했다.
'사람은 왜 꿈을 꾸는가?', '왜 걸을 때 손발은 반대로 나가는가?' 등 초등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궁금증을 가질 법한 질문부터 '색깔에도 어머니가 있는가' 등 다소 엉뚱한 질문도 나왔다.
서성구역 상신초급중학교(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텔레비전에서 속독하는 언니들을 봤는데 나는 아주 짧은 양이라도 오랜 시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데 저 언니들은 어떻게 저렇게 할까 생각했다"면서 속독법을 알려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중앙TV는 아이들이 하교해 저녁을 먹기 전인 오후 5∼6시에 퀴즈와 상식 코너, 만화영화 등 교육과 선전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해 방영해왔다.
방송은 "2022년에도 꼬마 시청자들이 보기 위한 새로운 편집물을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면서 아동 방송을 담당하는 편집부의 모습도 소개했다.
세계문학을 활용해 계급·도덕 교양을 해온 북한은 올해도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거나 부자나 악인을 비판하는 내용의 소재들을 방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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