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3-25 0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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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고려항공편으로 신규 노동자, 국방과학 부문 연구진, 유학생 등을 러시아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가속화되면서 북러 간 인적 교류가 대폭 확대되는 모양새다.
25일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 평양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고려항공편에는 국방과학 부문 연구사와 기술자, 해외 노동자, 유학생, 대학 교수, 문화 관광단 등 다양한 부류의 인원이 탑승했다.
이날 고려항공편으로 출국한 인원 중 파견 노동자의 수는 100명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과 교육 과정을 마치고 러시아 파견을 대기 중인 신규 노동 인력이 수천 명에 달하는 데 비해 작은 규모로 파견된 것이다.
러시아와의 교류·협력 범위가 확대되면서 노동자 파견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외화를 벌어들일 방법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북한 내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해당하는 해외 노동자 신규 파견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앞으로 계속해서 노동자들을 파견할 계획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한 번에 많은 인원을 파견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 20일(현지시각) 공개된 연례보고서를 통해 약 10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40여 개 국가에서 식당 종업원, 의류 봉제, 건설, 의료, 정보기술(IT) 분야에 종사 중이며 연간 약 5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신규 파견된 노동 인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 노보시비리스크, 마가단, 우스리스크 등 러시아 각지로 흩어져 건설 등에 투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8일 러시아로 향한 인원 가운데는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연구·개발하는 국방과학 부문 연구사, 기술자들이 여럿 포함됐는데, 또 다른 소식통은 그중 일부가 미사일총국 산하 발동기(엔진)연구소 소속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선진 미사일 엔진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미사일총국 산하 기관 연구사들을 파견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뿐만 아니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소속 박사원생(대학원생)들도 단기 연수를 위해 러시아로 향했고, 그 외 대학교수나 유학생 등도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북러 간 밀착에 따른 학술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에서 평양으로 돌아가는 고려항공편에는 러시아 현지에 있던 북한 노동 인력 일부가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규모는 50명 이하로,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더 이상 러시아 현지에서 노동을 지속할 수 없는 인원이 송환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가 하면 여객기 화물칸에 식량, 전자제품, 의료용품 등이 실려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소식통은 “한번 항공기를 띄울 때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람이든 물건이든 가득 채워서 오고 간다”며 “밀가루, 과자, 국수 같은 식량은 물론이고 인쇄기, 잉크, 콤퓨타(컴퓨터) 같은 물건도 상당히 많은 양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8일 북한 고려항공 항공기 2대가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 간 노선을 30분 간격으로 왕복 운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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