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2-09 07: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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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건설 2%·과학기술 0.7% 올리며 '제자리걸음'…국방비 작년수준
통일부 "작년에 이어 수세적 기조…경제상황·코로나19 등 고려"
북한이 8일 발표한 올해 국가예산 항목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방역에 큰 비중을 둔 반면 경제건설과 과학기술, 교육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뺐다.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를 시사하며 전략무기 개발에 주력하는 가운데 국방비는 작년 수준으로 의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만큼 국방비 편성 수준만으로 군사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한다.
북한은 지난 6∼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에서 작년도예산을 결산하고 새해 예산을 심의 의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고정범 재정상이 밝힌 예산 보고를 보면 올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보다 33.3% 늘렸다. 북한은 자체 집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감염병 예방 등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산 편성이다.
여기에다 중국과의 화물열차 운송을 재개하는 등 '국경봉쇄 일변도'의 방역 정책에 다소 변화를 보이면서 훨씬 많은 예산 소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응 예산을 '보건 분야'에 포함했지만, 올해는 아예 별도 항목으로 분리 신설해 방역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비상방역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자 비상방역 방식 개선에 필요한 예산상 수요를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교역 재개 등 다른 분야와의 연관성은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건설 관련 투자는 지난해보다 2% 높여 잡았다.
지난해 인상률인 0.6%에 비해서는 다소 올랐지만,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매년 경제건설 부문 예산을 4.9∼6.2%씩 늘려왔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경제건설 예산이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례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총액대비 비율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속·화학공업과 농업, 경공업 등 인민 경제 예산은 아예 증가율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인민 경제 관련 투자를 0.9% 늘려 이전 3년(5.5∼6.2%)에 비해 대폭 줄였는데, 올해는 이마저 알리지 않아 지난해보다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정범 재정상은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인민경제 모든 부문들에서 현행생산을 활성화하면서 생산토대의 정비보강사업을 보다 힘있게 추진하는데 필요한 자금 수요를 원만히 보장하게 된다"고만 설명했다.
농업 분야에 대해서도 "올해에 우리 당의 농촌발전전략 수행의 요구에 맞게 농업 부문에 대한 예산 항목을 따로 내오고 지난해에 비하여 대폭 늘려 편성했다"고만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농촌 개발을 올해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지만 농업 분야 예산을 얼마만큼 늘렸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제 상황이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수세적인 예산편성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중요 사업으로 강조돼온 과학기술과 교육 분야 예산도 증가율이 각각 0.7%, 2.6%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과학기술 분야는 지난해에는 1.6% 증액 편성됐고, 이전 3년간은 매년 7.3∼9.5%씩 늘리며 중요 사업으로 분류됐다. 교육 예산은 지난해에는 3.5% 올랐고 이전 3년간 5%대 증가율을 유지해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가 길어지면서 경제난이 심해진데다 올해 방역 예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그 외 분야는 상황이 그만큼 여의치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관심을 끌었던 국방 예산은 총액의 15.9%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국방 예산 외에 공개하지 않는 국방비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밖에 문화 부문은 0.3%, 체육은 0.8% 올랐고 코로나19 예산이 따로 분리되면서 보건 예산은 0.7%로 매우 소폭 증액됐다.
국가 예산 수입 증가율은 0.8%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0%대를 이어갔다. 3.2∼4.2%의 증가율을 보였던 이전 3년에 비해 확연한 침체를 보인 것이다.
각각 남측의 부가가치세, 법인세에 해당하는 '거래수입금'과 '국가기업이익금'은 각각 0.6%,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두 항목은 북한의 올해 수입 총액의 83.5%를 차지하는 주요 수입원이라 미미한 증가세는 경제 활동이 막혀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예산에 대한 결산과 평가도 이뤄졌다.
고 재정상은 지난해 국가 예산 수입이 예산안 대비 100.2%로 집행되고 지출은 99.9%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성과에 대해서는 "나라의 경제발전에 의연 난관이 가로놓여있는 속에서도 국가 경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면서 제재와 코로나19, 자연재해 등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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