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오 부족했다"…북한 간부들, 최고인민회의서 줄줄이 자아비판
  • 관리자
  • 2022-02-09 07:22:33
  • 조회수 : 238

내각총리부터 재정상·대의원 '경제 반성문'…"허풍 뿌리뽑겠다"

경제난 책임 간부 자신들에 돌리고 경제추진 동력 확보하려는 의도

북한 최고인민회의 6∼7일 진행…김정은 불참
북한 최고인민회의 6∼7일 진행…김정은 불참

 북한 간부들이 6∼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해 경제사업의 문제점들에 대한 '반성문'을 줄줄이 쏟아내며 올해는 철저히 시정하겠다는 각오를 다져 눈길을 끈다.

내각을 이끄는 김덕훈 총리부터 주인의식 부족을 자책하는 자아비판에 나섰다.

그는 내각사업 보고에서 "지난해 내각사업에서 심중한 결함들도 나타났다"며 "당에서 아무리 정확한 경제정책을 제시하고 믿음과 권한을 부여해줘도 경제지도 일군(간부)들이 나라의 경제사업을 책임진 주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다면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에서 그 어떤 진보도 기대할 수 없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국가경제 전반을 통일적으로 걷어쥐고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이 인민경제계획을 순별·월별·분기별로 무조건 수행하는 강한 규율을 세우겠다"며 "허풍을 철저히 뿌리 뽑고 불합리한 수속 절차와 승인제도를 합리적으로 바로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정범 재정상도 지난해 국가예산 집행결과를 보고하며 "일군들이 국가예산수입계획을 무조건 수행하겠다는 각오가 부족한 데로부터 일부 단위가 예산 수입 계획을 미달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 상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맞춰 "경제조직 사업을 방법론 있게 진행하지 못해 국가예산 집행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는 현상들도 나타났다"며 "자기 단위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그릇된 일본새(업무태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언제 가도 나라의 경제를 장성궤도에 올려세울 수 없다"고 다그쳤다.

토론에 나선 다른 대의원(남한 국회의원 격)들도 사실상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지난해의 과오를 반성하며 대책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양승호 대의원은 "지난해 내각의 경제지도 일군들이 경제사업을 과학적으로 작전하고 지휘하지 못해 생산과 건설에 후과(나쁜 결과)를 미치게 했다"면서 자신들의 업무태도가 '피동적'이었다고 자책했다.

김광남 대의원은 금속공업 부문에 대한 토론을 하며 "일군들이 옳은 작전과 방법론이 없이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일한다면 언제 가도 당이 요구하는 과학적인 자력갱생을 실천에 구현할 수 없다는 교훈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철도운수 부문에 관해 토론한 김창건 대의원은 "지난해 개천철도국에서는 나라의 동맥인 철도수송에 긴장성을 조성하고 인민경제 여러 부문의 생산에 지장을 주었다"며 "수송조직과 지휘에서 엄격한 규율과 질서를 세우고 현존 수송능력을 효과있게 이용하기 위한 운영 기술적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대의원들은 화학공업 부문에서의 무책임한 설비·기술관리, 건설건재공업 부문에서의 소극적인 사업 추진, 지방 공업공장에서의 잘못된 자재 보장대책 등을 고백하며 올해 시정을 다짐했다.

이처럼 북한 간부들이 일선 기관이나 단체의 회의가 아닌 남측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일제히 공개적으로 자아비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장기화로 악화한 경제난의 책임을 간부 자신들에 돌리는 한편, '릴레이' 다짐을 통해 김정은 공식집권 10년이 되는 올해의 경제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정책목표 달성을 채찍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어린이 양육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육아법'이 채택됐다.

법의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탁아소·유치원을 현대적으로 개건하고 매년 봄·가을마다 정기 보수를 법으로 보장하며, 다양한 유제품 및 영양식품을 위생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문제 등이 명시된 것으로 보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