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2-15 10: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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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생일 앞두고 향수 자극하는 '패션의 정치학'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선글라스를 쓴 김 위원장이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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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0주년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선글라스를 끼고 카키색 점퍼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선글라스와 카키색 점퍼는 김정일이 생전 외부 공개행사 때 자주 착용하던 패션이어서 부친의 생일을 앞두고 김정일의 향수를 자극해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2일 진행된 평양시 화성지구 1만 세대 주택건설 착공식에 카키색 점퍼와 선글라스 차림으로 등장해 연설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모습은 그의 부친 김정일과 닮았다. 김정일이 생전 자주 선보이던 모습이라 의도적인 '아버지 따라하기' 연출 아니냐는 것이다.
검은색 선글라스는 김정일이 공개 행사 때마다 자주 착용하던 '트레이드 마크'로 꼽힌다.
김정일은 생전 공개 행사 때 선글라스와 점퍼 차림으로 자주 등장했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영접할 때나 중국 정상과 만날 때에도 카키색 점퍼를 입었고, 2011년 12월 사망해 입관할 때도 점퍼 차림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의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후계자로 지명됐을 때부터 조부 김일성 주석을 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이 점을 십분 활용하듯 김 위원장은 짧은 머리와 검은색 오버코트에 중절모 차림, 뿔테안경 등 김일성을 떠올리게 하는 차림새를 즐겨 했다.
심지어는 코트 안쪽에 오른손을 넣는 김일성의 버릇까지 여러 차례 재연하면서 '백두혈통'으로 이어지는 후계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곤 했다.
이후 김일성이나 김정일은 잘 착용하지 않던 '가죽 롱코트'를 자신만의 패션으로 선보이면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가죽 롱코트가 '김정은 스타일'로 각인되면서 조용원 당 비서와 김여정·현송월 당 부부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가죽 롱코트를 입고 공개 행사에 참석하는 인사들이 김정은의 최측근이라는 의미로 '가죽코트 멤버'로 불리기도 한다.
의도에 따라 선대의 옷차림과 독자적인 개성을 변주해가면서 주민들에게 특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패션의 정치학'인 셈이다.
조부로부터 이어지는 혈통의 정당성을 강조하거나 독자적 정치 스타일을 과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친의 향수를 자극하는 등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오는 16일은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80주년으로 북한에서 특별히 기념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번 광명성절을 떠들썩하게 기념하기 위해 이달 내내 예술축전과 체육행사 등을 열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이어서 김 위원장의 옷차림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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