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부와 연락하는 주민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최근 양강도에서 반신불수인 60대 남성이 외부와 연락을 했다는 죄명으로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8일 혜산시의 60대 남성 김모 씨가 노동단련대로 끌려갔다”면서 “지난해 9월 남조선(남한) 사는 딸이 보낸 돈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보위부에 신고돼 조사 후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는 2년 전 아내를 잃고 혼자 살다가 지난해 1월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돼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다.

한국에 정착한 그의 딸은 이 소식을 듣고 지난해 9월 아버지인 김 씨에게 치료비와 식량 구매비로 한화 300만 원을 송금했다. 김 씨는 거동이 불편했지만, 얼굴을 보여달라는 딸의 요구에 송금 브로커의 집에까지 가 딸과 영상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보위부가 알게 되면서 김 씨는 결국 처벌을 받게 됐다.

혜산시 보위부는 김 씨의 딸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항시적으로 감시해오던 중 돈벌이를 못 하는 김 씨가 친척을 시켜 식량을 구매하는 등 씀씀이가 큰 것에 수상함을 느껴 뒷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 씨의 담당 보위원은 평소 이틀에 한 번씩 찾아와 딸과의 연락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 김 씨가 지속해서 딸과의 연락 사실을 부인하자 시 보위부는 지도원 1명을 시켜 임의로 가택수색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김 씨는 시 보위부에 ‘모르는 사람이 집에 찾아와 딸이 보낸 돈이라며 8000위안(한화 약 150만 원)을 주고 갔다’고 자백했고, 이후 열흘 간의 조사 끝에 6개월의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사건은 곧 주민사회에도 알려졌는데, 주민들은 처벌을 받게 된 김 씨를 안쓰럽게 여기면서 보위부의 처사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딸이 보내온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돈은 돈대로 빼앗고 편마비 환자를 노동단련대까지 보내니 기가 막힐 일”이라면서 “사실상 정부가 외부와 연락하는 대상들을 어떻게 처벌하는지 주민들에게 인식시키려는데 목적을 두고 김 씨에게 단련대 처벌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