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3-25 12: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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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공격 수단' 표현 5년만에 처음…'핵'만 13번 반복하며 핵개발 의지 강조
2017년 전운 고조 되풀이되나…'핵포기' 우크라 사태로 위기의식 느낀 듯
김 위원장이 직접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을 못 박은 데다가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내면서 한반도 정세가 2017년 당시 긴장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분위기다.
2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의) 전략무력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그 어떤 위험한 군사적 기도도 철저히 저지시키고 억제할 만단의 준비태세에 있다"며 "어떠한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 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그간 '강 대 강, 선 대 선'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미 관계가 대결 또는 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이제는 '대결'로 확실히 마음을 굳힌 모습이다.
이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통신은 "무적의 핵 공격 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해 나갈 불타는 결의", "무적의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 "핵보검"과 같은 표현을 반복했다. 3천500여자 분량의 중앙통신 보도에서 '핵'이 들어간 단어가 13번이나 쓰였다.
특히 '핵 공격 수단'이라는 공세적 표현은 북한 대내용 매체에서 2017년 이후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고, '핵전쟁 억제력'도 지난해 8차 당대회 이후 처음 언급했다.
핵탄두를 실은 ICBM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미국의 핵 위협에서 벗어나겠다는 자신들의 논리를 강조한 것으로, 김정은이 ICBM 시험발사 친필명령서에 적은 "용감히 쏘라"는 말에서도 대결 의지가 드러난다.
이번 ICBM 발사로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을 4년 만에 깬 상황에서 7차 핵실험에도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에서는 이미 4년 전에 폭파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입구를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고, 영변 핵시설에서도 5㎿(메가와트) 원자로가 계속 가동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는 주변국의 안전을 위해 ICBM을 고각 발사했다고 했지만, 다음번에는 최대 사거리 시험을 위해 태평양 해상을 향해 정상 각도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북한이 2018년 '한반도의 봄'으로 상징되던 협상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를 무위로 돌리고 북미가 '핵 단추' 설전을 벌이던 2017년으로 시계를 되돌릴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이처럼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접어두고 대결 구도로 전환한 것은 국제사회의 신냉전 구도 강화와 남한에 들어설 보수정권 등 정세 변화 속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상당히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과거 소련 시절 핵탄두 1천800개와 ICBM 등이 배치돼 있어 세계 3위 규모의 핵무장 국가로 꼽혔지만, 1994년 미국, 영국, 러시아 등과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영토의 온전성과 독립적 주권을 보장받았다.
그런데도 이번에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게 된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확실한 조력을 얻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상태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핵'에 더욱 강한 집착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통신은 "급변하는 국제정치정세"를 신형 ICBM 개발의 이유로 들며 "누구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대외선전매체 려명에서 "급변하는 세계 정치 정세는 국가 방위력을 응당한 수준에서 가지지 못한다면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끌려다니며 강요당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국가와 인민의 존재 자체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지적한 부분과도 일맥상통한다.
또 마냥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대북제재 완화만 기다리다가는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강수를 둬서 새로운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3월 2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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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위기의식과 함께 핵 억제력 강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한 측면도 있다"며 "시계를 다시 2017년으로 돌려 핵 협상의 새판짜기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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